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리 Jan 22. 2023

사진을 버리면

찐득한 잉크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

그 끈적임 속에서

허우적대는 발을

겨우겨우 빼낼 수 있어

빛 바랜 종이 뒤에

감추어진 해맑은 미소가

흙탕물이 잔뜩 튀어

더러워진 새하얀 기억이

흩어져 가는 종잇조각

틈에서 다시 태어나

슬프지만 행복한

너를 만들어 낼 거야

바수어진 추억이

뼈가 되고 살이 되어

절망 속에서도

춤을 추는 너를

피워낼 거야

움켜쥔 사진을 버리면

이전 02화 십자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