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 통보도 해주시네요
일로 기억이랑 추억은 다르다 이 소리다. 기억을 추억으로 만드는 거는 스스로 해야 한다꼬. 니가 쓴 편지 안 뜯어보고 그냥 놔뚠거 잘~했다. 그거는 그놈아 추억 아이가.
수임 (제법 진지한 일로 기특해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다.)
일로 아~이 가스나 또 이해 안 된 모양이네.
수임 이해 했거던?
일로 맞다. 니 학교 다닐 때도 공부는 짜달시리 몬했다.
수임 아~이게 진짜 또 시작이네. (일로 때리려는 시늉 하면)
일로 어? 바람 부노?
일로 말과 동시에 바람 불어서 벚꽃 흩날린다. 수임 손바닥 펴서 벚꽃 받아본다. 그 순간 카메라로 수임 찍는 일로. (E) 카메라 셔터
일로 (사진 보여주며) 모델은 별로라도 찍사가 괜찮으니 군항제 마지막 날 사진으로는 개안네. 이거는 기록. 니 나쁜 머릿속에 있는 거는 기억. 지금 이 순간은 추억. 이제 정리됐나?
수임 (잠시 일로 보다가 일로 흉내 내며) 그기나 그기나. (하고 걷는다.)
일로 (수임 말이 웃긴, 따라가며) 어어? 뭔데?
수임 (계속 사투리, 약간 어색한) 니가 재수 없다매. 서울말 쓰는그.
일로 지금 니 억쑤 어색하거든. 그냥 하던 대로 해라.
수임 내가 뭐? 내가 여기 산지가 얼만데?
일로 그람 뭐하노? 말도 다 잊어뿐기.
수임과 일로 멀어져 간다. 그들의 뒷모습에 벚꽃 휘날리며.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