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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Jul 10. 2019

패키지를 자유여행처럼(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0620-1

두브로브니크 성벽 투어+유람선


하얀 건물이 묵었던 호텔

 둘째 날 숙소는 네움에 있었다. 모든 여행사의 두브로브니크 일정 앞뒤의 숙소는 네움 이길래 네움 이라는 지역이 두브로브니크와 인접하고 싼 지역인 건구나 나는 추측을 했었다. 그 추측은 틀리지 않았으나 내가 몰랐던 것이 하나 있었으니 네움이라는 지역은 크로아티아가 아니라 보스니아에 속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다시 크로아티아 2번 국경 통과만 하면 된다고 믿고 있었던 게 잘못되었더라는 말이다. 성수기에 들어서면 국경 통과에서 꽤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했는데.. 힝

 네움이 지정학적 위치로 볼록 튀어나온 데다가 두브로브니크에 인접해 있는 해안도시라 숙소로 이만한 곳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네움이 눈엣가시라고. 매일 보따리상처럼 짐을 풀고 다시 싸기를 반복하다 보면 사실 룸 내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우리 일정에는 4성 호텔이 3박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정도나 살짝 생각날까. 이 곳도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꽤 크고 시설은 양호했던 걸로 기억한다. 어쨌든 아침 일찍 일어나 두브로브니크로 향한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두브로브니크는 성벽 투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맑은 날씨가 필수이다.  비수기에 비를 맞으며 투어 한 블로거들을 많이 보았다. 그래도 좋았다고 본인들은 말했지만 과연 맑은 날씨의 여행기와 비교할 수 있을까.(나도 그렇지만 여행에는 늘 자의적 위로가 동반된다.)  하지만 뙤약볕의 문제는 그늘이 1도 없기 때문에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 물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 그런 채로 성벽 전체를 1시간 30분-2시간 돌아야 하니깐. 패키지 상품 특성상 성벽 투어+스르지 산 전망대+연안 유람선을 다 묶어 선택관광으로 판매한다. 어느 여행사나 마찬가지. 이 날은 전일 자유 일정이었기 때문에 난 별도로 성벽 투어와 스르지 산 전망대를 볼 수도 있을까 해서 호옥시나 사전 공부를 다 해 가긴 했지만 패키지 상품상 역시 그건 도의가 아닌 것 같아 모두 선택관광으로 결정했다. 여름철 성벽 투어의 핵심은 햇빛+더위라(응?ㅋㅋ) 무조건 무조건 오픈 시간에 맞춰 돌라고 블로거들은 경고 및 당부를 했더라.(자유로 갔다면 나는 필시 티켓 오픈 시간 전부터 줄을 섰으리) 그런데 가이드는 유람선 예약 시간이 있으니 유람선을 먼저 타고 성벽 투어를 한단다. 아악! 안된다 안돼! 또 나만 속이 탄다. 성벽부터 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행 모두 불구덩이 같은 헬을 경험하리. 천만다행으로 예상 시간보다 두브로브니크에 일찍 도착하여 가이드는 성벽 투어부터 먼저 한다고 한다. 오오. 다행이다. 

 보통은 필러 게이트 입구로 시작하는 코스로 가는데 가이드는 반대편 플로체 게이트로 데리고 간다. 이게 왜 굳이 선택관광을 할 필요가 없냐면 그냥 입장하고 일방통행으로 쭉 걷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근데.... 엄마와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위에 강한 편이고 체력도 동 나이 때 비해 좋은 편인데(여행 시에만 해당) 진짜 덥다. 핸디 선풍기와 부채가 총동원된다. 더운데 예쁘긴 예쁘다. 보긴 봐야겠고 사진도 찍긴 찍어야겠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견고한 성벽으로 13세기에서 16세기까지 건설되었다. 두브로브니크는 성벽 투어와 스르지 산 전망대가 80% 비중이라고 본다 난. 

 꽃누나 방송 이후 크로아티아 한국인 방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데 실감할 수 있었던 건 한글 메뉴판이나 현지 직원들의 한국어 응대였다. 성벽 투어 곳곳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파는 가게들이 있는데 한국인이 지나가면 알아채고 한국어 인사를 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데 간혹 호객 행위의 영업 멘트를 날리는 직원도 있었는데 "한국 폴라포. 마시써" 라고 한다거나 엄마와 내가 지나가자, "엄마, 딸, 예뻐"라고 했다는 것이다. 

 듣고 외워서 뱉었겠지만 '엄마' '딸' 명사도 알고 '예쁘다"는 형용사도 안다는 거잖아? 오메,  터키 온 줄ㅋㅋㅋㅋㅋ


1시간 조금 넘어 성벽 투어가 끝났다. 다들 더위에 지쳐 더 보라고 해도 못 봤을 듯. 더위에 강한 엄마마저 더 늦게 봤으면 더워서 못 볼 뻔했다고 말했다. 기대 없는 유람선 투어를 시작한다. 로크룸 섬이라는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일정인데 사실 별건 없고 더위도 식히고 쉬는 타임이다. 

그렇다고 내가 쉬었느냐. 그럴 순 없지. 앉아서 곧 우리끼리 찾아갈 식당의 최종 위치와 메뉴를 다시 한번 점검한다.

 아, 별거 없진 않았다. 여기는 누드 섬으로도 유명한데 곳곳 바위에 사람들이 쉬면서  올누드로 수영한다. 아직 완전 성수기가 아니었는데 실제로 누드로 수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가이드 설명에 맞추어 갑자기 다들 정면 주시. 나도 주시. 할무니 할아부지 많음 주의. 기대하지 말 것ㅋㅋㅋ


성벽 투어와 유람선기만 썼는데 왜 또 이리 길어졌는가. 나는 역시나 말이 많구나. 자유로 유럽 열흘 갔다 왔다간 두 달 동안 쓸 것 같다. 블로거들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올해 안에 다 쓸까요...'관용구처럼 했던 말이 이제 이해가 가는구나.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었구나. 그랬구나.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구나. 반성합니다.ㅋㅋㅋ다음 편은 좀 더 효율적으로 써머리를 할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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