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 스르지 산 전망대/루시칸쿤
유람선 투어를 끝내고 스르지 산 전망대로 차를 나눠 타고 올라간다. 두브로브니크 구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 볼 수 있는 뷰 포인트이다. 차로 가는 방법과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둘 다 장단점이 있다. 보통 케이블카를 많이 이용하지만 대기 줄이 길고 정상에서는 케이블카 전선이 보여 사진 시야를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고 차를 이용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며 구시가지를 볼 순 없지만 군데군데 뷰 포인트에 세워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6월 초 최근까지 정보로는 케이블카 운행은 정지 상태라고 했다. 세금을 안내서 그리 되었다는 블로거들 말이 있던데 사실 확인은 안 되나 어쨌든 처음부터 차를 타고 가겠구나 생각했다.
케이블카 정상보다 차를 타고 올라가는 중간에 세워준 곳이 오히려 뷰 포인트였다. 여기서 진짜 사진 최소 100장은 찍은 듯하다. 여행 전 옷 구성(?) 작업을 할 때 당연히 사진을 많이 찍을 지역에 가는 날 입는 옷을 신경 쓰는데 두브로브니크에서 입을 원피스에 많은 고심을 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서 걱정 특기임). 그래서 결국 고르고 고른 것이 원래 후보지에 없던 핫핑크 원피스. 가장 큰 이유는 색감. 사람들이 무조건 원색 계열의 화려한 옷을 입으라 했다.(잘못 입으면 보호색 된다고..)그리고 계속 캐리어에 넣고 이동할 때도 구김이 적게 가는 원단.
원하는 만큼 사진을 찍고(크로아티아 대표 사진 두 번째인 곳이므로) 케이블카가 있는 정상에 다다른다. 듣던 대로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면 케이블카 전선이 흉하게 나온다. 여기에서도 뷰 포인트가 따로 있다고 했는데 어쩌고 저쩌고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아서 탑으로 가는 길 아래로 내려가서 어쩌고 저쩌고 비포장 도로를 조심히 내려가면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나온다고 했는데 진짜 따라가니 나오더라.(우리나라 블로거들 위대함) 근데 아까 찍은 곳이 더 훌륭해서 몇 장만 더 찍고 모임 시간까지 도착해서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자유다~!! 1인 50만 원이나(환전액 포함) 더 주면서 이 상품을 결정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유일정이 섞여 있다는 거였고 그중 두브로브니크의 경우 전일 자유라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일반 패키지 상품 일정을 살필 때도 두브로브니크에 머무르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계산해서 선택했었으니까.
같이 점심 먹자고 몇 번을 확인하던 40대 부부는 따로 먹는다 하였고 혹(?)을 뗐으니 일단은 말라 브라차 약국에 가서 장미 크림을 사기로 한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천연원료로 사용해 만든 화장품인데 건성피부에 맞다고 해서 난 안 살까 했다가 또 그놈의 나만 안사면 낙오되는(?) 기분에 사야지 맘먹고 갔는데! 두둥!! 문 닫았어!! 와이!!! 일요일은 휴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정상 두브로브니크 가는 날이 무슨 요일인지까지 꼼꼼히 체크했는데 오늘 목요일인데 왜 때문이죠? 그래... 가이드가 오늘 크로아티아 휴일이라고 했다. 그 얘길 들으면서 읭? 내가 체크했을 때 휴일 아니었는데 이상하다 생각하긴 했다만..(이후 자그레브에서도 예상치 못한 휴일을 하루 더 맞이했는데 돌아와서 확인하니 그날은 휴일이 맞았다. 하지만 이 날은 왜 휴일이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 임시공휴일 이었는가봉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린다. 일단 그럼 밥부터 먹을까?
원래는 로칸다 페스카리야(끝끝내 이름을 한 번에 못 외움)라는 항구 근처 식당에서 바다를 보며 먹을 작정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이미 좋은 좌석은 다 만석이고 너무 덥고 부산스럽다. 그렇다면.. 후보 2번 루시칸쿤으로 가보자!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와서 왼쪽 두 번째 골목을 찾아간다.(왼쪽 두 번째 골목 위치, 돌체비타라는 유명 젤라토 집은 왼쪽 다섯 번째 골목 위치. 정확하게 맞더라. 블로거들은 위대하다 22)
유럽에서는 노천 테이블에서 밥 먹어야 제맛인데 더워서 우리는 실내로 고고.
시그니처 메뉴인 BAKED OCTOPUS(토마토소스에 문어)와 쉬림프 리조또와 샐러드(무슨 샐러드였는지 기억 안 남)
두 개만 시키려다 샐러드를 하나 더 추가했다. 그러는 통에 반드시 말해야 할 'less salt'를 잊어서 조리 들어가고 급하게 직원을 불러서 "짜게 하지 말아 줘" 추가 요청했다. 쉬림프 리조또는 크림소스길래 주문 전에
"음.... 이거 혹시 토마토소스로 바꿔 줄 수 있니?" 물었는데
"미리 다 만들어 놨기 때문에 안된단다." 답변을 들어서 좌절. ㅠㅠ 그냥 그대로 시키고 나는 토마토소스에 섞어 먹었다. ㅋㅋㅋ 오픈형 주방이라 깨끗하고 다행히 짜지도 않았다. 문어 요리는 진짜 문어가 질기지 않고 쫄깃하면서 토마토소스와 잘 어우러져 맛있음. 그리고 기대도 안 했는데 중간중간 와서 "맛은 어때? 괜찮니?" 친절히 물어와서 감동.
점심값은 321쿠나 나왔다.(5만 7천~8천 원 정도) 두브로브니크가 매달 살인적인 물가로 치솟고 있다는데 하도 많이 듣고 간 얘기라 그러려니 했고 예산도 300쿠나를 잡았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자그레브 밥값을 보고 두브로브니크 물가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함.
이틀 째 크로아티아의 상징(?) 레몬 맥주를 처음 마셔봤는데 내 타입이다. 알콜이 2% ㅋㅋㅋㅋㅋㅋ 밥때마다 시켜 먹음 ㅋㅋㅋㅋㅋ 근데 무조건 기본 500ml라 엄마와 나눠 마시면 좋았겠지만 나 혼자 마셔야 했기에 조금 과했는데 평소 저 정도 액체를 섭취하면 화장실 기본 5번은 가는 나인데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얼마나 더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