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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Jul 10. 2019

패키지를 자유여행처럼(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0620-3

로브리예나츠요새/부자카페

점심을 먹고 밖(?) 플라차 거리로 나온다.

반질거리는 대리석. 미끄럼 주의

이제 우리 끼리니 마음껏 사진을 찍고 싶은데 점심을 먹고 나니 역시나 한결 햇빛이 강해졌다. 지나가다 크로아티아 유명  젤리 집이 보여서 엄마가 신기해하길래 들어갔다.(살 생각은 없었는데.....)    

진짜 신기하게 생긴 젤리가 많이 판다. 저걸 먹는다고? 진정? 싶은 조금은(아니 조금 많이) 혐오스럽다 싶은 형체나 크기의 젤리도. 생각해보니 엄마는 패키지여행에서 항상 젤리를 간식으로 샀던 거 같다. 그래 그럼 사보자. 100g당 금액이라 감이 오지 않는데(과일 팔 때, 해산물 팔 때도 이런 계산법이 난 젤 싫어. 도대체 어느 정도를 사야 얼마라는 거야?!!) 나는 어제부로 부우~자가 되었으니까 돈 걱정 않고 엄마가 찜한 두 종류를 사 보기로 한다. 그랬더니 60쿠나가 나온 듯. 음...? 젤리로 지금 만 이천 원 정도 쓴 거지?ㅋㅋㅋㅋ 여행할 때 바가지는 절대 쓰지 않되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건 다 먹자가 내 주의니까  맛있으면 됐지 뭐. 쿨하게 계산했다.(내가 훨씬 더 많이 먹었다ㅋㅋ)  

 우선 우리의 필수코스 성당부터 간다. 크로아티아 성당들은 서유럽 성당에 비해 규모나 내부가 딱히 이렇다 하게 볼 건 아니어서 들어가서 초 하나씩 켜고 나왔다. 

성당 외관 사진이 한 장도 없었던 거니 많이 더웠나 보다...

 그다음 코스는 로브리예나츠 요새! 성벽 투어 반대편에 있는 요새로 이쪽으로 가서 보면 성벽과 올드타운 스르지산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성벽 투어 티켓이 있으면 당일 무료라(가이드가 이거 말 안 해줄 줄 알았는데 이건 말해주더라?ㅋ) 엄마와 나는 가기로 한다. 찾아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가는 길을 찾았다. 올라가는 계단은 많았지만. ㅋㅋㅋ 그래도 올라가니 올라올만하다.


로브리예나츠 요새

 너무 덥고 성벽 투어에 지쳐서인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갈 수 있는 곳은(특히나 무료 가능인데) 가봐야지! 우리는 그 주의라 기를 쓰고 올라와서 역시나 체력을 자랑하며 사진을 찍었다. 힘을 뺐으니 이제 또 쉬는 타임! 그 유명한 부자카페를 찾아가기로 한다.


부자카페

이 상품으로 결정되고 두브로브니크가 전일 자유 일정인걸 알았을 때 '부자카페 갈 수 있겠구나'생각했다. 일반 패키지 상품으로 반나절 잠깐 머무르는 코스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시간. 꽃누나에 나왔던 유명한 곳인데 바다와 성벽이 맞닿는(?) 면에 위치해 있다.

성벽 투어 하면서 내려다본 부자카페. 아마도 2호점

바다를 보며 맥주 한잔 하는 게 아주 기가 맥히다는데 자리를 잡지 않고 바위에 아무 데나 앉아도 된다. 그리고 수시로 사람들이 다이빙과 수영을 하며 '이곳이 천국이다'를 몸소 실천(!)하는 곳.

 문제는 모두에게 유명한 곳이라 좋은 자리는 둘째치고 자리 잡기도 힘들고 비싸며 불친절하다는 의견에 호불호가 갈린다.(너~어무 좋았어요, 유명해서 갔는데 꼭 갈 필요 없는 곳이에요 등)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찾아가는 길이 어렵다는 것이다. 도대체 블로거들 마다 길을 설명하는 방식이 제각각인데 공통점이 있다면 '길 찾기가 어려우니 그냥 구글맵으로 찾아가시오'였다. 정말 여러 가지의 찾아가는 길을 알아놨는데! 구글맵을 켰는데!! 우리도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다. 분명히 4분만 걸으면 나온다는데 조금만 걸으면 계속 경로를 이탈했다. 지금 생각하니 베네치아에서 구글맵 켜고 다니지 말라는 조언과 같은 이치가 아니었나 싶다. 워낙 작은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결국은 같은 방향인데 골목 하나를 잘못 들어가면 자꾸 벗어난다는 거다.(물론 그렇게 헤매다 peppino's 젤라토 집을 우연히 발견해 사 먹기도 했다. 그래서 돌체 비타 젤라토는 못 먹었지만. 또 콘줌 마트도 발견해서 물도 사고 체리도 샀지) 오기가 생겨서 결국은 찾아내고 어찌나 기뻤던지. 1호점 2호점 두 군데가 있는데 내가 간 곳은 2호점으로 추정된다. 역시나 자리는 없었지만 나는 이런 때에 언제나 미어캣 모드를 발동시키므로 들어가서 그래도 얼른 자리를 낚아챘다.(가방 던진 거 아님) 바다 바로 앞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냥 앉는 걸로 만족했다.(나중에 앞자리 나도 안 옮김 ㅋㅋ 피곤 ㅋㅋ)

더웠지만 사진은 몹시 평화로움

앉고 주문을 한다. 방금 점심 먹으며 레몬 맥주를 마셨지만 여기선 무조건 레몬 맥주를 마셔야 한다길래(다들 마시길래) 나도 또 레몬 맥주를 시킨다.(점심때 먹은 브랜드와 다른 거야!라고 합리화하며) 조금 더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 오쥬스코 맥주! 말도 안 되게 비싸지만 뭐 어디든 자리값은 다 그런 법이지. 한 시간 정도 휴식하고 이제 다시 구시가지로 간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두브로브니크는 물가가 말도 안 되게 높기 때문에 기념품이나 쇼핑은 가급적 하지 말라고 들었기에 그냥 구경 삼아 보기로 한다.(라고 했지만 아빠 배 모형과 엄마 가방을 삼)

 내 여행 계획의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면 먹어야 할 것, 사야 할 것 가격까지 시장조사를 완벽히 해 가지만 내 계획에 없는 것에는 무지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구하기 힘들다는 배 모형을 보고 엄마는 아빠를 떠올리며 반색했다. 지방에서까지 구하려다 몇 번 실패했거나 엄청 비쌌다는 거다. 크로아티아는 해안도시가 많으니까 분명 다른 지역에 가도 팔 것 같았지만 호옥시나 그랬다가 없으면 내가 뒤집어쓸(?) 위험에 처했기에 사자고 했다. 근데 어떻게 들고 간담.

 "이거 사믄 니네 상자에 포장해줄 수 있어?"

 "뽁뽁이에 싸줄 거야."

상자는 없대 엄마. 그럼 우리 뽁뽁이로 더 잘 싸 보지 뭐. 왜 상자도 안 넣어주는 거냐 툴툴거렸는데 나중에 다른 아줌마들 와인 사는데도 종이에 둘둘 말아주는 거 보고 깜놀. 뽁뽁이는 엄청 신경 써준 포장이었음

나름 신경 써서 포장해준 배 님(?)

이후 다른 도시에서도 배는 팔았고 저 배는 혹시나 망가질까 봐 계속 우리가 차에 들고 타고 내리며 소중히 여겨야만 했지만 살건 빨리 사는 게 속 편하다. 엄마의 화려한 두브로브니크 가방도 고민을 하길래 사게 했다.(그때 그거 살걸 그랬어.. 이 소리를 내가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다ㅋㅋ) 일행의 다른 어떤 아줌마가 이쁘다고 해서 잘 샀다 싶었다. 고거는 다른 도시에서는 안 팔았음.


여행사에서 이날 커피 쿠폰을 한 장씩 줬는데 그 카페(겸 레스토랑)가 우리 약속 장소였다. 그래서 우린 그 쿠폰을 마지막에 쓰기로 했고 약속시간 40분 전쯤 도착했다. 쿠폰은 에스프레소 2잔이고 엄마는 커피를 안 마시니까 돈을 더 주고 다른 음료를 시켜도 되냐니까 딱 잘라 안된다는 거다.(1차 기분 나쁨) 어쩔 수 없이 그럼 엄마는 망고 주스를 시키고 쿠폰을 내밀었더니 쿠폰으로는 1잔밖에 안된다네? 왜? 

"왜 한잔 한잔밖에 안돼?"

"쿠폰으로 한 잔 밖에 안돼."
"내가 알고 있기로 한 사람당 한잔으로 알고 있어"

"한 잔 밖에 안돼"

앵무새처럼 똑같이 얘기하는데 열은 받는데 내가 예약하거나 계산한 게 아니니까 자세히 알 수  없어서 더 할 말이 없다. 엄마는 어차피 커피 안 마시니 됐다고 하고 알았다고 했는데 기분 나쁘네?(2차 기분 나쁨) 근데 우리 뒤에 우리 일행 4인 가족이 왔는데 뭐야, 쟤들은 다 주는데?(3차 폭발) 나도 에스프레소는 원래 안 마시지만 열 받아서 오늘 잠 안 와 밤을 새더라도 두 잔을 기어이 마셔야겠단 생각이 들어 가이드한테 카톡을 날렸다.(고자질함)

 가이드가 오더니 그 지배인을 불러서 따졌다.

 "두 잔이잖아. 한 사람당 한잔씩!"

그랬더니 알겠다고 한다!!! 뭐임!!! 나도 똑같이 말했는데?? 큰 소리로 악을 쓰면 되는 거였음??(4차 폭발)

결국 에스프레소가 한잔 더 왔고 더운 날 나는 열을 내뿜으며 에스프레소 두 잔을 들이켰다. 그 레스토랑은 내 점심 후보지 3번이었는데 안 가길 정말 잘했다고 되뇌면서.

 크로아티아는 팁 문화가 없지만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소액 정도는 거스름돈을 안 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소심한 복수를 위해 엄마 망고주스 계산할 때 동전을 탈탈 털어 1쿠나 까지 맞춰 주었다고 한다.

원래 여행사 일정으로는 야경까지 포함이었지만 해는 9시가 넘어야 진다. 5분 거리인 호텔로 이동한다. 

참으로 길고 길었던 자유일정의 하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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