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노래' 뮤지컬을 보고
이 와중에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짜리 드라마 작법 강의를 위해 한국방송작가협회에 나갔다.
(....)
놀랍게도 강의 시간만큼은 딸아이 생각에서 벗어난다. 숨을 쉴 것만 같다. 살 것만 같다. 지금 난 제정신일까. 이 와중에 픽션의 세계를 논하고 있다니. 이 와중에 어린 학생들 앞에서 내 지식과 경험을 늘어놓고 있다니.
(....)
나는 칠판에 "무엇인가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사람은, 보여줄 충실한 인생을 가져야 한다-안톤 체홉"이라고 쓴 뒤, 생목까지 올라온 울음을 삼켰다. 그리고 한참 만에야 수강생들을 향해 돌아섰다. 저들이 내 눈가에 맺힌 물기를 알아채지 못하길 바라면서.
-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