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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베 Sep 11. 2022

양귀비

너라는 꽃에 미혹이라도 된듯하다

제 아무리 정신을 차려보려고 해도

결국에는  앞에 도달하고 말았구나


뒤로 백 걸음을 물러서도

저만치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에

다시 백한 걸음을 달려 나를 품게 한다


아, 아 제발 구원해다오

꽃에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를 본다면


분명 비극일 테지

지독한 꽃을 감히 품는다는 것은


나에게 그대가 가득 묻었다는 

이제 모두가 알게 될 테지


억겁의 꿈에서 깨워주시오

손에 밧줄을 묶고서라도 끌고 와 주시오

얼굴에 물이라도 가득 부어주시오

꽃향기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시오


집어삼켜질지도 모르는 미래가 두렵구나

아, 아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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