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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Jan 24. 2024

돌고돌아 김치볶음밥

처음부터 다시 스타투~

꼬끼오 꼬꼬꼬꼬~

꼬끼오 꼬꼬꼬꼬~~~~

아침이 밝아오는 게 무섭다.

'학교 다닐 땐 아침에 콘후레이크에 우유 말아서 잘만 먹더니 왜 삼시세끼 밥을 먹는 거니?' 그것도 짜다 달다 텁텁하다 속이 안 받는다 온갖 리액션이 3초 안에 들려온다. 다행히 멸치주먹밥으로 일주일, 유부초밥 3일, 삼각김밥 수시로, 참치김치김밥을 말아줬건만 방학은 아직 반도 안 지났다는 사실! '그러면 살이라도 쪄야 잡아먹을 거 아니냐?' '헨델과 그레텔아!!!' '살이 쪄야 키가 클 거 아녀~~~ ' '의사 선생님이 2숟가락씩 더 먹으라 하지 않으셨냐?' 나오는 건 한숨뿐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믹스커피나 한잔 말자!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며 냉장고를 열어본다. 먹을 건 쌀과 김치밖에 없다. '그래 김치를 뽀개자!' 이와 중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배추♡ 배추의 차이점은 똑같은 김장김치이지만 나만의 표시이다. 친정표와 시댁표 물론 둘 다 맛있다. 하지만 괜스레 친정표에 손길이 조금 더 간다는 게 사실 진심이다. 미안하지만 어쩌겠냐 팔이 안으로 굽는데... '오른쪽 김치는 예쁘게 썰어 오빠줄껭~' 김치를 마구마구 썰어 엄마표 들기름을 넣고 달달 볶는다.

그러고 김치볶음밥을 이쁘게 담아본다. 한 그릇 음식이기에 투정하지 말라고 못 박는 제스처이다! 그릇에 꾹꾹 눌러 담아 엎어 체리는 치즈듬뿍 ~~  치즈볶음밥, 봉봉이는 ~~톡 소시지 곁들인 김치볶음밥. 참 내 뱃속으로 낳았지만 스~톼일이 진짜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무겁고 지친 마음 누르며 정성껏 요리했건만 봉봉왕자님이 자빠져 주무신다. '이늠아~' 이제 이것도 체념하여 뚜껑을 덮어 제쳐놓고, 예쁘게 먹는 체리를 보며 위로를 한다. "우리 딸은 이렇게 잘 먹는데 왜 살이 안 찔까? 도대체 몇 번을 씹는 거야?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한입 넣고 한 숟가락 흘리고 두 입 먹고 볼때기에 다 묻히는 천방지축 귀여운 체리를 보며 늘 이야기한다. "우리 딸은 어려서 아기라서 흘리는 줄 알았어! 데 십 대가 되어도 참 많이 묻히고 흘리고 머리카락에까지  바르네...  참 한결같아..."  "이제 니 뱃속에 양보하믄 안 되겠니?" 이마저도 기분이 좋을 땐 마냥 사랑스럽다~

그러다 남들 다 자러 갈 시간에 일어나 기침하시는 봉봉왕자님~ "왕자님 기침하셨습니까?" "얼른 먹어랏!" "엄마가 우리 봉봉이 줄려고 소시지도 송송송 타타타닥 얼마나 정성껏 썰어서 토치로 파파팍 구웠다고.... 맛있지? 맛있징?"  어쨌든 잘 먹어주니 이마저도 기특하다.

너희 때문에 울고 너희 덕분에 행복하구나~
체리, 봉봉이 없었음 어쩔 뻔....
아! 주! 겁나게 징하게~
행!!!!! 뽁!!!!!! 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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