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었다.
반복되는 문제와 다툼에 출구없이
깜깜하기만 하던 터널.
우리라는 그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눈앞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란
위로와 안도에 의지하며
끝없던 그 터널을 숨도 쉬지 않고 달려나왔다.
그러나 우리라는 긴 터널을 나오고 보니,
아픔과 그리움으로 아득한 또 다른 산을
가로지르는 깊은 터널이 시작되었다.
모든 창을 다 닫고
이젠 네가 없는 내가, 홀로 외롭게 달려야 하는.
우리로부터 시작된 그 긴 터널을 뒤로 한채
다시 시작된 먹먹한 이 마음의 터널을
또 한번 빠져나간 후에는,
너의 사진을 웃으며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