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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 Oct 21. 2024

뜨개 입문자를 위한 제법 상냥한 초대장

뭐 별거 있나? 첫 뜨개 수월하게 시작하기

가을 비가 촉촉히 내리고 한껏 추워졌네요.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제가 쓴 뜨개 기초 상식 글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추워지니 다들 뭐라도 하나쯤 뜨고 싶어지신 걸까요?


얄팍한 지식이지만... 입문자여서 더 입문자의 시각에서 신랄하게 말할 수 있다는 장점.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뜨개 입문자를 위한 현실적인 시작법.


뜨개라는 세상이 궁금했지만 왠지 모르게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셨나요? 아래 순서대로라면 쉽게 뜨개 세상에 어렵지 않게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STEP 1. 뜨고 싶은 편물의 종류를 고른다. 


버킷햇을 뜨고 싶은 건지, 아니면 목에 두를 목도리를 뜨고 싶은 건지, 문양이 예쁜 가디건을 뜨고 싶은 건지, 작고 귀여운 인형을 뜨고 싶은 건지 등 내가 왜 뜨개를 하고 싶었나 ㅡ 어떤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봅니다.


목도리  ⇢  대바늘
가디건  ⇢  대바늘
버킷햇  ⇢  코바늘
인형 등 소품류  ⇢  코바늘


참고로 모든 유형의 편물은 위에 기재된 방법과 반대로, 예를 들어 목도리를 코바늘로, 인형도 대바늘로도 뜰 수 있답니다. 위 기준은 초보자의 관점에서 목적별 편물을 비교적 쉽게 뜨는 방법으로 추천한 내용이니 참고해주세요!


(좌) 버킷햇 - 코바늘 / (우) 비니 - 대바늘


특히 모자를 뜨고 싶다고 생각하신 분은 내가 버킷햇을 뜨고 싶은지, 비니를 뜨고 싶은지에 따라 위와 같이 뜨개법이 달라지므로 형태를 참고하여 고려해보세요. 이제 내가 처음으로 뜰 편물을 골랐다면 내가 배워야 할 때의 뜨개 방법이 얼추 정해진 겁니다.



STEP 2. [편물명] + [뜨개법]을 조합해 검색한다.


내가 목도리를 뜨기로 결정했다면, '목도리 대바늘'로 키워드를 조합해 유튜브, 네이버와 같은 대형 포털에 검색합니다.  단, 구글은 크게 추천하지 않아요. 한국 도안을 기준으로 배우는 것이 추가 정보를 찾기 좋아 국내에서 가장 검색값 업데이트가 빠른 유튜브와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좋습니다!


네이버에 목도리 + 대바늘 조합으로 검색한 값


이렇게 검색해보면 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뜨개 방식과 결과물이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대부분은 이 검색과정을 한두번 반복하면, 뜨고 싶은 작업물을 찾을 수 있는데요. 예시로 첨부한 것과 같이 검색 결과 대부분 대형 뜨개 업체에서 DIY 패키지 키트로 구성하여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이 키트 중 하나를 골라 잡아 구매하시면 됩니다. 배움의 시작은 구매로부터!


초보자 분들은 일단 키트로 구매해서 시작하는 걸 추천하는데요. 이런 키트에는 대부분 동영상 강의가 포함되어 있어 중간에 어려운 부분을 만나도 영상을 보며 차분히 풀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 키트에 '바늘'도 포함되어 있는지
꼭 확인한 뒤,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키트 구매시 추가옵션으로 함께 구매하세요



STEP 3. 집 근처에 원데이 클래스, 공방을 찾아간다.


이렇게 키트가 준비되었다면, 집 근처 원데이 클래스에 나가볼 차례입니다. 완전 처음 뜨개를 시작할 때에는 코를 잡는다는게 뭔지, 도안에 쓰여진 기호는 뭔지 모든게 알쏭달쏭하게만 느껴져요. 그래서 처음 한 두시간 정도만 잘 하는 전문가 옆에 딱 붙어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좌 2장) 용산 해방촌 인프로그레스 서점에서 운영하는 일요 니트 클럽 / (우) 솜씨당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들.


이제 다시 지도에서 뜨개방 또는 뜨개공방을 검색 합니다. 대부분의 대형 뜨개샵에서는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런 원데이 클래스 중 정해진 편물만을 뜨는 수업이 아닌,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뜨는 클래스를 선택해 방문하면 됩니다. 만약 온라인으로 검색이 되지 않더라도 몇개의 뜨개방, 공방 등에 연락해 자유로운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하시는지 문의해보시고 방문하세요! 구매한 뜨개 키트를 들고 갈 수 있도록요.


아무래도 뜨개는 새로운 종류의 감각을 익히는 기술의 영역이라 처음 시작 발걸음을 같이 내딛어 줄 스승이 꼭 필요하더라고요. 이렇게 원데이 형태의 수업에서 기본적인 뜨개법 몇 가지만 배우고 오면 이후부터는 키트에 포함된 강의 동영상만 보고도 혼자 충분히 떠나 갈 수 있습니다!



앗, 노파심에 말하자면 첫 뜨개는
저렴한 도구로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혹시나 뜨개가 나에게 맞는 취미가 아닐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처음 뜨는 편물은 결과물이 아쉬울 수밖에 없거든요. 수차례 푸르시오를 반복하며 손떼도 잔뜩 묻고, 실도 보풀이 올라 어딘가 엉성한 결과물일 확률이 높습니디. 그러니 두번째 작품부터가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웬만하면 처음은 연습의 과정으로 최대한 비용을 절약하며 시작하세요.


또 첫 작품을 얼추 마무리할 때면 뜨개 도구나 실의 기준점이 조금 생기게 됩니다. 이후부터 나에게 맞는 도구를 파악해 조금 더 좋은 제품으로 사보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분으로 뜨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네 번째 작품에서부터 템빨을 누려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처음 뜨게 세상에 발걸음을 드린 입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든 과정을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 그저 멍하니 지나던 일상에 더 따숩고 야무진 취미가 늘어난 것 뿐이라고, 가볍게 마음 먹어야 실과 바늘과 수차례 밀당을 거치면서도 지치지 않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요.


뜨개를 시작하고 싶어 뜨개 세상을 기웃거리고 있는 입문자라면, 이 초대장을 받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뜨개 세상으로 발을 들이길 바랍니다. 언젠가 따수운 햇빛이 내리쬐는 어느 한 뜨개방에서 스쳐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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