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하겠다고 말한 직후부터 왜 한다고 했을까 하는 후회가 살짝씩 밀려온다. 더불어 발표해야 할주제가 떠오르지 않아 ‘누구나 끝이 있습니다’를 읽고 있는 내내 발표 준비만 생각한 것 같다. 안 그래도 이 저자분이 말하는 바를 자꾸 놓치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이해하기 위해 읽고 또 읽고.
이럴 바에야 차라리 발표 준비부터 하고 책에 집중하면 좋으련만 한 시간을 앉아 있어 봐도 나오는 것은 내 숨소리뿐~~ 후~~
cc#3에 해당하는 주제를 선택하기까지 2주일은 고민했던 느낌이다. 주제를 선택하고 나니 “내가 과연 지루하지 않게 잘 발표할 수 있을 것인가”의 질문으로 자료를 준비하는 내내 고민이 되었다.
초안을 작성한 후 읽어보면서 ‘재미있는 주제를 참으로 재미없게 접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다른 주제로 변경해야 하는 건 아닐런지 하는 마음에 또 며칠을 방황한다.
방황하기도 적당한 봄 날씨다.
며칠전부터 수면 시간이 부족하더니 결국 당일 새벽 포럼 참석 후 회사로 돌아오는 그 길에 몸이 자꾸만 옆으로 휘어지는 기분이다. 더불어 발도 붕~ 떴다.
“이봐 활이 아니라구. 휘어지지 말라구!!”
이리 다그쳐 봐도 내 몸은 저항 태세로 돌입했다.
일도 중요하지만 저녁 모임도 중요하기에 결국 반차를 내고 나머지 일들을 정리하고 집에 들어와 ppt를 마무리 했다.
잠깐의 수면 후 booze master에 참석하려 했으나 아뿔사! 미팅시간까지 1시간 남짓 남았다.
어쩌려고 이렇게까지 용감해지는 것인지. 하아~
그날의 토픽이 너무도 유쾌한 거여서 table topic이 끝날때까지 웃느라 나의 턱은 얼얼해졌다. 내가 발표자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이다 ㅎ
그러나 첫번째 발표자분의 발표가 시작되자 심장이 세차게 쿵쾅거려준다.
홉홉 훕훕~~
괜찮아를 몇번이나 되뇌었는지. 발표자분의 발표에 감동하면서도 나도 저렇게 느긋하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자신감이 다시 급격히 하강하는 기분이다. 내 발표시간이 7분이지만 모인 사람의 수를 생각한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라 얼굴은 시작도 하기전에 상기되어 있다.
긴장되면 술한잔 하고 해도 된다 했으나.
이럴 땐 정말 술이 내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그날만 스페셜하게~~ )
다행히도 나를 평가해주는 분과의 눈 마주침은 나의 긴장을 누그러뜨려주었고, 다른 분들의 따듯한 미소는 준비한 내용을 다 전달하지 못 했어도 그냥 행복해졌다.
다른 날들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특히나 오늘은 더 짜릿한 날이었던 것 같다. 스크립트를 안 봤으니 ㅎㅎㅎㅎ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나는 이날 오래도록 흥분에 잠을 설쳤다.
긍정의 에너지가 많은 사람들.
참으로 매력적인 모임이다.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에 보면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 남는다” 라는 구절이 있다.
그날 내게 적어 준 멘트 등은 내 마음속에 들어가 살아 남아 있을 것이다~~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