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에 선물 받은 홍삼을 드. 디. 어. 다 먹었다. 건강보조식품을 유통 기한 내에 먹기는 오랜만인 듯하다. 물론 이런 종류의 식품들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유통 기한을 넘겨 폐기한 것이 많이
있었던 것은 아니나.
홍삼을 처음 접했을 때였다. 달고 쌉쌀했으면 잘 먹었으련만 쓰고 쓰고 ~~ 시도하는 내내 홍삼정은 쓰기만 했다. 인생의 쓴 맛을 보고 나면 쓴 맛이 좋아질 거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난 아직 쓴 맛을 못 봐서 그런가 라고 생각하며 그때의 홍삼은 유통기한 경과로 쓰레기통에 버려져야만 했다.
그래서 작년에 받은 선물은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사실 인삼을 잘 못 먹는다. 인삼을 먹으면 하루 종일 목에 인삼이 걸려있는 기분이어서 말을 할 때마다 “넌 오늘 인삼을 먹었어. 그러니 더 힘내라고” 하는 것 같아 몇 번을 시도하다 포기했다.
비타민들도 안 챙겨 먹기는 마찬가지. 음식으로 섭취하면 더 즐거울 것을 굳이 건강 보조식품의 힘을 빌리고 싶지 않다.
사실 몸이 나의 의지보다는 더 강하게 움직이는 편이라.
언젠가 위내시경을 받는 김에 피검사도 해보자는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별생각 없이 받았는데
단백질 부족, 철분 부족, 지방(?) 부족??
단백질이야 고기 종류 안 좋아하니 그럴 수 있는데 지방은?? 내 몸에 철철 남아도는 지방은 뭔가요??라고 물어봤더니 의사 선생님은 그 지방 말고요 라고 하신다. 덧붙여 “허허 영상 실조네”라고.
“네? 그 그럴 리가요. 몸무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더불어 선생님도 헛웃음으로 계속 꾸짖으신다.
그러더니 재작년 결과는 탄수화물 부족이라는 글자가 결과지에 적혀 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건 실소뿐.
결과지를 분석해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밥을 굶나요? 끼니를 거르면 안 돼요.”
“저는 일 년 365일 중 딱 한 끼 이 건강검진 금식하는 끼니만 굶는데요. 아니 늦게라도 뭔가 보충해 먹으니 굶는다고 얘기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
“그럼 식사량이 너무 적은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어렸을 적을 제외하고는 거의 식사량이 비슷하거나 증가했을 텐데요. 나이 먹으니 식탐이 느는 것 같던데 ㅠㅠ”
“그럼 이제라도 잘 챙겨 드세요”
“...(이보다 더 어떻게 꾸준히 잘 챙겨 먹을 수 있을는지...)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조언들은 의도와 상관없이 내 몸이 강요하고 있어서 지키고 있는데도 몸은 늙는다. 좀 더 느리게 나이를 먹고 있는 것 인가
마음은 20대인데 몸은 그걸 따라갈 수 없으니 힘들다 쉬어가자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람의 생체주기도 24시간 11분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내 부지런함이 부족할 때는 36시간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ㅎ
조금 어긋나 있는 것들을 책에서 말하는 대로 조정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