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uriousCaseOfBenjaminButton
처음 시작은 ‘여행 가서 읽지 않더라도 가볍게 들고 갈 수 있는 책을 챙겨가자’였던 것 같다.
몇 줄을 채 못 읽었던 것 같은 찜찜함과 나의 고지식한 직진 성격에 오래도록 읽게 된 듯하다.
끝까지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렇게 단어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내가 책을 읽는 건지 사전을 뒤적이고 있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또한 단어를 다 알아도 해석되지 않는 느낌의 문장들이 나를 우울하게 했다. 감정에 대한 이렇게 많은 단어들이 영어에 존재한다는 것도 생경하고 나의 어쭙잖음이 창피했다.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라는 생각과 함께 좋은 책들이 번역되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가끔 네이버나 구글 번역의 결과들에 대해 우스갯 이야기가 들릴 때면 나도 모르게 뜨끔해진다. 어쩌면 난 그 기계들보다 더 형편없는 번역이나 영작을 해대고 있을 테니 말이다. 10년을 넘게 살아서 한국어가 능통한 미국인이 문화적 단어에 대해 잘못 통역하는 것을 보고 나니 언어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은 시간이 아니었다면 아마 올해도 이 책은 다 못 읽고 책꽂이에 꽂아졌을 것이다. 이 더디게 만드는 바이러스가 내 삶을 꼼꼼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는 듯.
P.S 벤자민처럼 혼자만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시간에 의해, 경험에 의해, 그리고 학습에 의해 나이 들고, 삶의 마감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2020.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