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작가 한강의 유명한 책 채식주의자를 읽고 통증에 시달린 후 나는 결심했었다. 다시는 이 작가의 책을 읽지 않겠다고. 그만큼 책이 전해준 메시지는 내 몸 곳곳에 파고들어 오래 남아 있었다.
얼마 전 논문을 찾다가 발견한 한강의 또 다른 책. 망설였다.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후반부를 읽고 있는 나, 엄마의 치과 진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내내 눈물로 글씨가 흐릿해졌다 또렷해졌다를 반복했다.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진 기분이다.
다행인 것은 기억의 굴곡들이 예전만큼 날카롭지 않아 오래지 않아 감정들이 돌아오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깊이 있는 그늘진 책을 쓰려면 얼마나 깊은 곳을 내려갔다 와야 하는 걸까를 생각했던 거 같다. 그 사람의 생각이 묻어 나오는 글, 나는 그렇게 쓰고 있는 걸까? 단순히 ‘나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에서 생각했던 브런치의 끄적임이 잘 기록되고 있는지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