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식탁 ep. 10>
과테말라에는 뽀요 브루호(Pollo Brujo)라는 치킨 브랜드가 있다.
구운 닭을 또르띠야(tortilla)에다가 싸 먹는 것이 특징인데
소스나 샐러드, 또는 할라피뇨 등을 취향대로 함께 넣어 먹을 수 있다.
과테말라에 살던 시절에,
뭐.. 뽀요 브루호라면 환장을 했다던가..
용돈을 아꼈다가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먹었다던가...
아니면,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 사 먹은 안타까운 스토리가 있다던가..
그런 건 없다.
그렇지만 그저 어쩌다 한 번씩 문득
'아~ 과테말라엔 그런 음식점이 있었지..' 정도의 생각이 튀어 오르곤 했을 뿐이다.
그 날은 블랙 위켄드(black weekend)라며 마트에서도 할인을 많이 하고 있었다.
평소 6불에 팔던 오븐구이 통닭은 과감하게 50% 할인된 가격으로 3불에 판매되고 있었다.
3불짜리 통닭은 인기가 좋은지 몇 개 남지 않았다.
"우리도 이거 하나 살까?? 이거 또르띠야에 싸가지고 할라피뇨 딱 넣어서 싸 먹으면!!"
이걸 집어 올렸다 저걸 집어 올렸다 하다가, 마침내 하나를 카트에 담았다.
또르띠야도 한 팩 사고, 통조림에 담긴 할라피뇨도 구입했다.
남편은 토마토 살사를 만들기 위해 토마토, 고수, 라임, 적양파 같은 것들도 샀다.
적양파는 일반 양파에 비해 몇 배나 비싼 재료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3불짜리 닭 한 마리로 배가 찢어지게 먹었다.
오빠가 만든 토마토 살사는 식당에서 파는 것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 살사와 또르띠야만 있다면 안에 뭐든 넣어 타코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만들기도 아주 간단하다고 한다.
어쩐지 타코계의 '백종원 만능 간장'같은 느낌이네.
맛에 대해 같은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구나, 생각했다.
앞으로도 뭐든 남편과 함께 경험해야겠다.
그래서 언제든 "오빠, 그때 우리 이태리 두오모 성당 앞에서 먹었던 그 파스타 맛 기억나??"(남편과 나는 이태리에 가본 적이 없지만.. )라고 문을 두드리면, 남편이 신이 나서 그 맛을 함께 추억하다가 결국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게 되게끔.
내가 이렇게나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니까, 훗!
남편의 레시피
토마토 살사
토마토, 적양파, 고수를 잘게 썰어 라임(혹은 레몬으로 대체)을 듬뿍 뿌린다
소금으로 간을 살짝 한다
Tip고추를 다져 넣으면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