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여름 #김애란 #문학동네
사고로 갑작스레 세상의 중심이었던 아이를 잃은 부모가 돌연 도배를 하다, 아이가 서툴게 제 이름을 쓰다만 자국을 발견하며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비탄과 통한을 미루어 짐작하게 함으로써 명치께를 욱신거리게 하는 <입동>,
가난의 무게에 짓눌려 세상을 떠난 소중한 존재들과 그에 죄책감을 느끼며 설익은 성장통을 겪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노찬성과 에반>,
북적이고 활기넘치는 크리스마스 거리, 수산시장의 어수선함, 분주한 노량진 골목, 줄기찬 도로 위…. 시끌벅적한 풍경 건너에는 오랜 기간을 함께한 두 사람이 있다. 그냥 제 안의 있던 무언가가 사라진 느낌이라며 헤어짐을 고하는 도화와 한 번도 제철에 피지 못한 이수의 고요한 이별을 그려낸 <건너편>,
삶이 또 다른 삶을 향해 손을 내미는 행위에 대한 경외심과 삶의 일부였던 이들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다룬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그 밖에도 <침묵의 미래>와 <풍경의 쓸모>를 거쳐 <가리는 손>까지. 절대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위태로이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총 일곱 편 실려 있다.
<바깥은 여름>이라는 소설집은 내게 ‘상실, 그럼에도 남은 사람은 살아가야 하는 데에 관한 기록’으로 받아들여졌다.
바깥은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이지만,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자발적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침잠한 채 한기 가득한 골방에서 햇볕의 온기를 거부한다. 작가는 그들에게 섣부른 위로보다는 묵묵히 그들을 지켜봄으로써 스스로 문밖으로 걸어 나오기를 기다리는 듯 보였다.
소외되고 서서히 바깥으로 밀려나는 이들의 상처를 담담히 어루만지는 소설, <바깥은 여름>은 유난히 잔상이 오래 머문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