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목표와 하나의 목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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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것은,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인가?
피플액트랩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다른 꿈을 가진 개개인이 모인 이 곳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무엇을 이루어 갈 수 있는지, 그것들이 맞춰지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 교집합을 찾는 것이었다. 우린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모였던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을 가지고 모였고 그 흐름이 우리를 이끌 수 있도록 몸을 맡겨 왔었다. 천 개의 민족만큼 천 개의 삶이 있다던 니체의 말처럼 우린 하나였다가 셋이었다가 아홉이었다가 여섯이 되었다. 우리의 꿈과 목표도 하나였다가 셋이었다가 아홉이었다가 여섯이 되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대변하지 않으면서 또한 어떤 것을 대변해왔다. 때론 목표나 꿈이 없기도 했었고, 하고 싶은 게 없다가 생기기도 했고, 기다림과 추진력을 가지기도 했다. 그 안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싸우고, 각자의 세계가 만났다가 헤어지고, 틈이 되었다가 겹쳐지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변화해갔다. 우린 힘이 필요할 때마다 이렇게 외치곤 했다.
우리 존재 파이팅!
> 미래로 <
피플액트랩은 내가 살아온 삶 중에서 가장 생동감 있고, 열정적이며, 수많은 도전을 가능하게 해 준 곳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3년 차. 그 기간 동안 나는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해냈고 함께 한 멤버들도 각자, 또 함께 경험했던 감동과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피플액트랩은 이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을 찾고 있다.
우리 같은 사람들
세상엔 우리 같은 사람을 일컫어 부르는 단어가 정말 많다. 누군가는 활동가라 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예술가, 몇몇 이들은 특이하고 멋진 사람들이라 불러준다. 하지만 이 단어들은 모두 특정 정의와 한계를 담고 있어서 항상 불만이 많았다.(흥!)
그래서 피플액트랩은 '어린아이'라고 부른다. 그들의 이름을 Zone과 Jane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들은 성별로 나눠지지도, 어떤 특정 가치관으로 대결 짓지도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Zone과 Jane은 삶에 대한 호기심이고, 즐거움이고, 자생하는 창조력이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다.
Zone과 Jane은 '나'였다가 내 옆 '친구'였다가 우리 '가족'이었다가 생전 처음 보는 '타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어떤 과정 속에 있는 것이기에 특정한 답이 없다. 다만 우리는 이 모든 과정에서 '나'라는 수많은 존재들이 '어린아이'처럼 삶을 향한 호기심과 즐거움을 잃지 않기를 꿈꾼다. 그리고 이 긴 여정에 함께 할 어린아이들을 찾고 있다. Are you Zone and Jane?
나를 찾는 시작(피플액트랩 미션 스토리) https://brunch.co.kr/@cheshire/14
리더, 너의 문제(그놈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목표) https://brunch.co.kr/@cheshire/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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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존재 파이팅을 외칠 때마다 존재 자체로 함께 응원해주고 힘을 내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람은 누구나 좌절한다. 대부분은 사람 때문에, 돈 때문에, 내가 처한 환경 때문에. 그 상황을 무조건 이겨내라고 할 순 없다. 그러기엔 이 세상은 너무나 모순점이 많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그 속에서 고려되지 않는 '나'라는 존재의 삶과 감정. 이게 정말 옳은 걸까.
민주주의가 무너진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공부하고, 이전엔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된, 생리대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 파티를 열고, 세상엔 소개되지 않았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래도 뭔가를 해왔다. 모든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우린 부족했다. 사람이 부족했고, 돈이 부족했고, 여건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딱 하나라고 여겨왔던 것 같다.
자유
> 미래로 <
Zone과 Jane은 자신의 삶에서, 자신만의 맥락을 가지고 옆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무엇인가를 증명해내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 곳곳에 존재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천 개의 삶에서 천 개의 목표가 있듯 그렇게 무수하게 많은 목표들 사이에서 힘을 합칠 단 하나의 이유도 생기고, 그러다 다시 또 멋진 목표들이 파생되는-! 살다가 '이거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안 되는 이유보다 '이렇게 하면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쉽고 즐거운 세상을-! 다양한 것을 상상하고, 생각을 현실로 실현할 수 있는 그런 자유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길 바란다. (참고로 공평하다는 것은 동일하다는 뜻이 아니다.)
목표는 생겼다가 사라지고 없다가도 생긴다. 목표를 달성할지 말지의 선택도 자유다. 무엇을 시작할지 말지도 그대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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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액트랩에서 프로젝트를 직접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말하는 특별한 몇 가지가 있다.
하나. '나'에게 집중하는 힘
둘. 주도적이고 협력적인 시도
셋. 돈 이상의 가치, 공존
'나'에게 집중하는 힘
피플액트랩의 프로젝트 범위는 무한대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느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은 위의 조건 중 세 번째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 사람들이 '나'의 행위가 밖을 향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에 타인이 세상에서 받는 대우가, 짓밟히는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은 인식이지만, 또 인식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기도 한다. 우리가 자신에게 투명하다면 타인의 불투명성은 인간의 가능성 안에서 투명해질 것이다.
우리 프로젝트는 대부분 한 개인의 마음과 생각에서 시작된다.
"진짜 추모를 하고 싶어,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 세월호 추모 프로젝트 [꽃 피워주세요, 그 봄을]
"나는 무슨 색으로 살아가는지 알고 싶어." - 네팔 미술 프로젝트 [나를 찾는 질문]
"아무도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어,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 '위안부' 프로젝트 [소녀의 꿈, 수국]
그래서 우린 '나'를 지키기 위해, '나'를 드러내기 위해 '너'를 지킨다.
주도적이고 협력적인 시도
어린아이나 예술가에게서 발견하건, 다른 사람들에게서 발견하건, 사실 자발성만큼 매력적이며 설득력 있는 것은 없다.
피플액트랩은 누군가가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면 옆에서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이 생긴다. 생각을 실현시키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된다. 딱 한 사람이라도 마음을 움직이면 대부분의 일들은 분명 누군가를 감동시킨다. 그 마음이 크면 클수록 많은 사람들이 감동한다. 그리고 그것이 함께 실행되었을 때, 우린 많은 사람들을 설득한다.
이것은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우린 그렇게 함께 '불완전'에 대한 두려움을, '고독'에 대한 공포를 해쳐나간다. 우리는 무리하지도 않고, 현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나아간다. 주도적이고 협력적인 사람들은 '기여'가 주는 감동과 성취를 알고 있다.
돈 이상의 가치, 공존
니체는 '천 개의 삶, 천 개의 목표'를 이야기하며 인류는 단 한 번도 인류였던 적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하나가 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 진정한 의미의 '인류'는 존재했던 적이 없던 것이 아니냐며 되묻는다. 그런 니체에게 나는 에리히 프롬의 말을 던져주고 싶다.
아이의 첫 움직임은
비록 자기중심적일망정
분명 타인을 향한 움직임이다.
생의 첫 순간부터 일종의
공존이 존재하는 것이다.
> 미래로 <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 진정한 의미의 공존을 위해서 우리에겐 '자유'가 필요하다. 나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것을 시작 할 자유-
그 자유를 얻기 위해서 우린 다시 용기와 믿음이 필요하다. '안전을 포기할 용기, 타인과 달라지겠다는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디겠다는 용기' 그리고 세상을 향한 '감탄'의 능력, 세상은 아름답다는 믿음. 우리가 함께 경험할 미래가 아름다울 것이라는 신뢰.
사랑, 자아가 다른 사람 속으로 녹아버리는 그런 사랑이나 다른 사람을 소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랑은 아니다. 그 사랑은 개인의 자아를 보존하며, 다른 사람을 자발적으로 긍정하고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는 그런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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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Zone과 Jane을 만나기 위해 책을 쓰고 싶다. How to start(시작하는 법)에 관한 내용이다. 누구나 자신이 있는 곳에서 나를 찾는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끔 담아보려 한다. 우리가 성장하는 만큼 이 내용들도 변화해가겠지, 같이 자라나겠지-라는 부푼 꿈을 안고서 작성 중이다.
아마도 생각하길,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할 것 같다.
우리 존재 화이팅
이렇게 선언할 준비가 되었다면, 우리를 만나러 와도 좋겠다.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조금 더 기다려도 좋겠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면, 그냥 알아서 잘 하시면 된다.
우린 결코 혼자일 수 없다. 혼술, 혼밥, 혼무비- 다 괜찮고 좋다. 하지만 꿈과 목표를 이뤄야 할 때, 필요하게 될 것이다. 자유와 동료가. 그럼 그때 만납시다.
진짜 삶을 산다는 것은
매일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탄생은
아이가 태아로 존재하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숨 쉬기 시작할 때 일어나는
단 한 번의 과정이 아니다.
-에리히 프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