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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셔 Apr 28. 2016

알다, 모르다

어린왕자를 모르는 사람들

ㅁㅅ님이 '어린 왕자' 책을 들고 왔다.


지난 시간에 읽고 싶거나 그림으로 표현해보고픈 책이 있으면 추천받는다는 이야기에 들고 온 것이다. 어린 왕자 이야기는 9페이지에서 146페이지가 있고 우리는 11페이지의 다섯 번째 줄부터 열일곱 번째 줄까지 낭독한다. 내가 읽고 학생들은 듣는다.


[모자로군요.]

어린 왕자의 질문에 어른이 답했다.


이야기 끝에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우리 학생들은 어린 왕자 이야기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학생들은 대부분 이야기 속에 나온 몇몇 단어, 이를테면 비행기, 중국, 남자에 대해 그린다. 109페이지의 네 번째 줄부터 아홉 번째 줄을 읽을 때엔 대부분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이야기/사실에 대해 '아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인지된 사회에서 '모른다.'가 허용되는 우리 교실이 참 맘에 든다.


사실 우리는 모르는 게 너무 많은데, 아는 척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있지 않은지. 아는 척하느라 진짜 알아볼 시간과 마음을 빼앗겨 버리진 않는지.

하나의 경계선을 넘는 것에는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때론 더 넓어지고 간혹 더 좁아지기도 한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러하다. 그들을 향한 불편한 시선들은 대부분 귀로 들었던, 눈으로 보았던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응축된 정보이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항상 이 말을 한다.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
수용하는 것이다.


시선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서로 연습해야 한 발, 그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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