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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키 Apr 30. 2022

집 이야기 #2 _ 자가에서 전세로

Feat. 이사

"#1 _첫 구매한 주택을 매도하다"를 읽고 오시면 더 빠른 이해가 됩니다.


#1 _ 첫 구매한 주택을 매도하다.(Feat. 다주택자)


 내 인생 첫 번째 전세계약을 진행하다.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를 팔았지만, 나는 제2호로 이사를 갈 수 없었다. 그곳은 거의 폐가 수준의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혼자였다면 몸테크를 했겠지만, 우리 가족이 도저히 지낼 곳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또 다른 집을 사버리게 되면 주택수를 줄일 수가 없기에, 나는 2년간 전세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매도 계약이 체결되자마자 바로 전세 물건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장모님 댁과 제일 가까운 곳으로 찾아봤는데, 장모님이 지내시는 아파트 단지로 가는 게 제일 좋았겠지만, 전세매물이 전혀 없어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를 선택했다. 약 6년 된 아파트라 나름 신축의 분위기(지하주차장과 직접 연결 등)가 물씬 풍기는 집이었기에, 전세계약을 진행했다.


한 달 정도 지내본 소감은, 자가와 크게 느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사 전후로 임대인과 연락해야 하는 부분에서 다소 어색한 대화가 이루어지긴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다. 이제 임대인과 통화를 나눌 때는 아마 전세 계약의 종료 시점 부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가에서 전세로 옮긴 것에 대한 심적(?) 어려움은 없었던 반면, 이사하면서는 생각보다 심적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그건 예상치 못한 비용 지출과 그게 통제되지 않는 것에서 발생했다.


이사는 가급적 하는 게 아니다.


매도계약의 잔금 받는 날과 전세계약의 잔금 치르는 날을 동일하게 설정하고, 잔금을 치르면서 이사를 하기로 합의가 됐다. 전세보증금은 4억 원이었고, 이 중 2억 5천만 원은 내 돈으로, 나머지 1억 5천만 원은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서 조달했다. 금리는 3.7% 수준으로 책정됐다. 지금은 이사 후 짐 정리까지 모두 끝나서 내 집처럼 편안히 거주하는 중이다.

나는 정말 어쩔 수 없이 부득이한 상황으로 인해 이사를 결정했으나, 나는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다. 이사는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는 물론 물리적으로 짐을 옮기는 게 힘들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만, 오늘은 이 부분을 논외로 하고,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전혀 소모되지 않았을 소요자금 부분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부동산 매도 중개수수료 비용

내 경우는 집을 매도하고 전세로 들어가기 때문에, 아파트 매도에 따른 중개수수료부터 비용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매도금액이 3억 2천8백만 원이었고, 금액에 따른 요율이 0.44%가 적용되어 144만 3천2백 원을 중개수수료로 지불했다.

전세계약 중개수수료 비용

전세계약을 하게 되면 무조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전세계약에 대한 중개수수료 비용인데, 이는 공인중개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이다. 내가 만약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전혀 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나름 비용적인 부분으로 계약 전이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이 비용은 전세보증금에 정해진 요율을 곱해서 산정되는데, 전세보증금은 4억 원이었고, 요율 0.3%를 곱해서 120만 원을 지급했다.

포장이사 비용

이사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들게 되는 비용이다. 나 또한 포장이사를 이용해서 이삿짐을 옮겼는데, 비용은 183만 원을 지불했다. 이 비용을 지불하면 아주 편하게 짐을 이사 가는 아파트로 옮길 수 있고, 정리까지 다 해주기 때문에 지불할만한 가치는 있다. 역시 행복과 편안이 돈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고는 하지만, 돈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는 좀 더 행복하고, 좀 더 편안할 수 있다.

전세보증보험 비용

전세계약으로 집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경우, 전세권 설정이나 전세보증보험은 필수로 해야 한다. 왜냐면, 집이 내 소유인 경우 집이 경매에 넘어갈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집이 날아갈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전세보증금의 경우, 현금으로 임대인에게 지불했으며, 임대인이 이 돈을 몽땅 날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을 보호하는 방법은 위에서 말한 두 가지가 있다. 전세권을 설정하는 것은, 전세계약금에 대한 권리를 부동산에 설정해놓는 것이고, 전세보증보험은 보험 취급기관에 보증료를 내고 해당 전세보증금에 대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다. 요새는 전세보증보험에 가입을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만약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 보험기관에서 먼저 전세보증금을 지급해주기 때문이다.(이후 보험기관은 임차인에게 선지급한 보증금을 임대인에게 구상권 청구)

나 또한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으며, 2년 보증에 보험료는 153만 6천 원을 납부했다. 향후 전세계약을 연장하는 경우, 보증보험도 연장해야 하고, 비용도 지속적으로 청구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에어컨 이전 설치비용

기존 집에서 사용하던 에어컨이 총 2대였는데, 거실용과 안방용이었다. 기존 거주하던 아파트는 20년이 넘은 구축이었기 때문에 에어컨만을 위한 연결통로가 없었는데, 역시 신축 아파트는 실외기 자리가 따로 있고, 이 공간과 연결되는 에어컨 전용 연결 통로가 있었다. 그래서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전문 기사가 필요했고, 2대를 작업하는데 내부 청소 및 가스 충전 등을 모두 포함해 38만 원을 지불했다.

입주청소 비용

들어가려는 집이 비어있는지 오래됐고, 너무 더러워서 나와 와이프가 커버할 수 없을 정도여서 입주청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하고 나니 상당히 깨끗해졌는데, 나는 그에 대한 대가로 35만 원을 지불했다.

TV+인터넷 이전 설치비용

벽걸이 TV 또한 에어컨과 마찬가지인데, 벽걸이로 시공하려면 내가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 시공사가 필요했다. 비용은 나름 저렴했는데, 5만 원을 지불했다. 그리고 인터넷과 IPTV 셋탑박스를 이전하는 비용은 1만 원을 지불했다.


계산해보니 이사로 인해 공식적으로 지출된 비용이 6,799,200원이다. 이 부분에는 당연히 내야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월+당월 관리비 정산분 약 55만 원과, 해양도시가스 정산 및 이전 금액, 이사하고 필요해서 산 물건들의 비용은 제외했다. 대략 750만 원 전후로 총비용이 들지 않았나 계산된다.

이사를 하게 되면 이 정도의 비용이 지출되게 된다는 것을 경험했고,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이사를 자주 다니는 것은 한 가정의 재무적인 측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게 내 가정에 꼭 필요한지에 대한 정말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고, 또 가족 간의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번 더 남은 이사를 생각하며.

나는 약 1년 반 후에 이사를 한번 더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1편에서 말한 것처럼, 아파트를 분양받은 상황이고, 입주는 2024년 1월 예정이기 때문인데, 들어가서 살지, 전세를 내줄지, 분양권을 팔지에 대해 그때가 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나 또한 이 상황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실타래는 조금씩 풀려가고 있는 상황이고, 나중에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머지않은 미래에 좋은 집에 들어가서 행복하게 사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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