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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_내 인생이 헛도는 기분

by chewover

한동안 다운되어 있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쓰기가 싫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서 뭔가를 쓰려고 해도 첫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엉킨 실타래를 끌어안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제자리에 가만히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웅크려 앉은 자리는 서서히 나를 벼랑 쪽으로 밀어냈다. 불안이 커지고 얼른 니 갈길을 정하라는 외부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마음 속도 머릿속도 뒤죽박죽이지만 궁지에 몰려 일단 끌어 안고 있던 실타래를 내려놓았다. 그냥 손에 잡히는 한가닥부터 서서히 풀어보려한다.


내 불안의 시작은 '진로'이다.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 나의 진로 덕분에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한다.

아무것도 안한건 아닌데 쌓인게 없다. 자전거 체인이 빠지면 페달을 아무리 돌려도 헛돌리만 할 뿐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나는 체인이 빠진 걸 알면서도 체인을 어떻게 끼는지 몰라서, 아니면 체인을 끼려고 자전거에서 내렸다가 더 늦어질까봐 무서워서 체인 빠진 자전거 페달을 자꾸만 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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