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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na Jan 20. 2018

#53. 무대의 중앙에서 빗겨선다는 것

쓸쓸하지 않게 멋지게.

멋진 언니들이 서있던 세상의 중심
어느샌가 모든 세상이 우리의 얘기만 하던 그 시절을 지내고
이제 슬쩍 내려와 반짝이는 그들을 응원하며.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우리의 이야기 같던 때가 있었는데.

한 해 한 해 지나

나는 어느새 늘어나는 새치가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세상의 관심은 여전히 청춘들의 이야기에 머물러 있어

어느 사이엔가 나는 조금씩 한발자국씩 곁으로 빗겨서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조연이 된 것 같다.


그게 또 서글프고 억울하기 보단,

존경하는 언니오빠들이 그랬던 것처럼

센스있고 어른스럽게 한쪽 엉덩이를 비켜 자리를 내어주면서

나는 나의 자리에서 또 그럭저럭 멋지고

그들은 그들의 자리에서 초롱초롱 빛나고

세상의 균형이 그렇게 유지되는 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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