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지 않게 멋지게.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우리의 이야기 같던 때가 있었는데.
한 해 한 해 지나
나는 어느새 늘어나는 새치가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세상의 관심은 여전히 청춘들의 이야기에 머물러 있어
어느 사이엔가 나는 조금씩 한발자국씩 곁으로 빗겨서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조연이 된 것 같다.
그게 또 서글프고 억울하기 보단,
존경하는 언니오빠들이 그랬던 것처럼
센스있고 어른스럽게 한쪽 엉덩이를 비켜 자리를 내어주면서
나는 나의 자리에서 또 그럭저럭 멋지고
그들은 그들의 자리에서 초롱초롱 빛나고
세상의 균형이 그렇게 유지되는 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