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일요일 07.

우리 모두의 시간

by 빵챙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차창 너머 흔들리는 잎사귀를 초연히 바라보는 일


늦은 아침을 먹고 가벼운 에코백에 노트와 펜, 소설 한 권을 넣고 집을 나섰다. 연휴의 마지막엔 어디든 걷고 온 몸 구석구석 볕을 쬐야할 것 같았다. 밤새 질투심으로 똘똘 뭉친 거센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사랑 가득한 이의 눈빛처럼 하늘이 맑고 깨끗하다. 대기는 차갑지만 볕이 내리쬐는 곳을 찾아 걸으니 따끈하고 평안한 빛이 살갗에 닿는다.


연휴 마지막 날의 동네 카페는 한산하다. 모두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페에는 주로 혼자 가는 편이라 이렇게 자기 자신만의 시간에 몰두하는 이들을 볼 때면 괜스레 마음이 든든해진다. 창가 자리에 앉아 책 한 권을 두고 서걱서걱, 부지런히 연필을 움직이는 사람, 네모난 스케치북에 자유로이 선의 움직임을 담는 이들.

그들 사이에서 라떼 한 잔을 오른편에 두고 집에서 가져온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의 페이지를 조심스레 펼쳐본다. 빛의 그림자가 여러 무늬를 자랑하며 카페 내부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오후 한 시를 각자의 방식대로 오물조물, 보들보들 이리저리 매만지는 그들의 남은 하루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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