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일요일 06.

런던에서의 아침 식사

by 빵챙

혼자 런던에 잠시 머물렀을 때, 리타와 늘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걸을 때마다 나무 바닥 소리가 삐걱거리던 계단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돌면 보이던 부엌. 라디오에선 영어로 된 뉴스가 흘렀고, 리타는 식탁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아침 햇살이 테이블을 비추던, 나름 오래되었지만 내 눈엔 여전히 로맨틱하던 식탁. 그녀는 전기포트에 물을 끓이고 커피를 내리면서 내게 오늘의 빵을 살며시 건넨다. 크루아상일 때도 있고, 뺑 오 쇼콜라 인 적도, 큼지막한 정사각형의 토스트였던 적도 있다. 뭐가 되었든, 버터와 본마망 잼, 요플레, 주스, 그리고 따뜻한 커피와 함께라면. 게다가 함께 나누는 대화가 곁들여진 아침이라면 내가 이곳에 혼자 왔다는 사실에 무감각해져 버린다.

무수한 생각들, 쓸데없던 걱정들, 솔직하지 못했던 부정적인 감정들 그 모든 게 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참으로 즐거웠던 아침 여덟 시였다.

런던에서 파리로 이동하는, 리타의 집에 머무는 마지막 날을 기념해 테이트 모던의 어느 카페에 들렀다. 그곳에서 세인트 폴 대성당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줄 편지를 썼다. 손에 너무 힘을 주어 어색하기만 한 알파벳. 가장 예쁜 엽서를 골라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줄은 몰랐는데 막상 마침표까지 찍고 나니 따뜻한 물에 몸 담근 듯 마음이 두근댔다. 쉽사리 접어 봉투에 넣지를 못하고 한동안 줄줄이 적은 문장들을 바라보았다. 흐린 날이었고 내 주위엔 온통 이방인들이었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정든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좋은 이별은 없다지만 왠지 좋게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훗날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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