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버더레스 Sep 11. 2024

잠깐 멈추겠습니다.

잠깐 멈췄습니다.

열심히 달려왔던 것들을 잠시 멈췄습니다.

일이라는 게 항상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걸 요즘 또 느낍니다.

이번 여름 예상치 못하게 비를 맞았던 기억이 많아요.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하늘이었는데 갑자기 

구름이 뛰어오며 비를 퍼붓고 도망가더군요.

따라잡을 시간도 없이 흠뻑 머리부터 모두 젖었습니다.

처음엔 그래 가끔 이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낭만으로 다가오진 않더군요.

그래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멈추고 그냥 그 자리에 풀썩 앉아 시원한 커피를 한 잔 하는 게 낫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나 보니 빨리 도착하는 것보단 언젠가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비가 올 것을 걱정하며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비가 그치면 조금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어요.  

내가 소중히 여기는 신념 따위의 것들을 꾹 껴안고 

더욱 단단하게 다지면서 그동안 미뤘던 청소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오늘은 잠깐 멈추겠습니다.


이전 12화 불안정함의 반댓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