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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Feb 17. 2020

일본인의 쏘리

일본여행을 갔었을 때의 일이다. 한국과 비슷한 풍경을 지닌 나라지만, 다른 점이 꽤 많았다. 가장 신기했던 일은 동전과 지폐를 바구니에 넣어 아날로그로 계산하던 일이었다.


일본에 잠깐 있었지만, 동전이 너무 많이 생겨서 동전지갑을 사고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였다. 주문은 큐알코드나 키오스크를 이용하면서, 계산은 아날로그로 한다는 점이 재밌기도 해서 계산할 때마다 설렜다.


일단 물건을 사면 계산원이 금액을 계산기에 찍어 보여준다. 그러고나서 포인트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물어본다. 나는 일상적으로 'No'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계산원이 갑자기 'Sorry'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분은 내게 'Sorry'라고 말할 정도로 잘못한 일이 없는데 괜히 미안해졌다. 하지만 쏘리 행렬은 일본 여행 내내 계속되었다. '비닐봉투에 넣어드릴까요?'라는 말에 'No'라고 해도 쏘리, 나무젓가락은 하나면 됐다고 해도 쏘리,거스름돈은 괜찮다고 해도 쏘리였다.


도대체 내게  그렇게 잘못했을까?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그건 일본인의 오랜 문화라고 했다. 과거 사무라이 시대 , 사무라이들이 생사권을 쥐고있었다. 그들에게 잘못 보이는 순간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지 저자세를 보인다고 했다.


 손님이 왕처럼 느끼게하는 종업원의 저자세는 여기에서 왔고, 이러한 문화는 일본의 서비스를 세계최고로 만들어주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함부로 죄송하다고 하면 안 된다. 죄송하다고 하는 순간 책임을 떠맡는다.


회사 생활을  , 가장 먼저 받았던 교육이 아무  없이 죄송하다고 하지  것이었다. 죄송하다고 하는 순간,기사 수정과 손해 배상까지 떠맡아서였을까. 우리가 잘못한 일에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절대 죄송하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죄송하다는 말을 쓰면 큰일나는  알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죄송하다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책임도 맡지 않는다. 이런  나라의 차이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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