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가 되고싶은 맥시멀리스트

by 이생망

사람이 살아갈 때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 평소 나의 생활을 관찰해보면 쓰는 물건만 자주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저 말을 시작으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한 방정리가 시작됐다.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안 쓴 물건은 과감하게 버린다는 기준을 세웠다. 그렇게 살 빠지면 입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바지, 첫 데이트에 입고 나갔던 원피스, 혹시 몰라 남겨둔 예쁜 속옷들을 버릴 수 있었다.

추억이 깃든 옷을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고됐다.


옷정리가 끝나고 나니 더 버리기 힘든 물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살면서 세 번 이상 읽었던 책!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은 들여다보지 않은 나의 책들.

내 독서패턴은 읽었던 책보다는 새로운 책을 선호한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득한 신상들을 주로 읽어왔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책들을 버리려니 엄청나게 아쉬웠다. 비행기에서 15kg 기본수하물을 2kg 초과해서 돈을 낼 때 홀가분한 것처럼. 어디 창고에 짱박혀있어도 좋으니 책을 사수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물건에 짓눌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안 읽는 책을 처분하고 싶은 마음도 강했다. 책을 비워 만든 엄청난 공간에 새로운 것들을 놓기 위한 설렘도 기다려졌다. 밤과 낮이 바뀌는 것처럼 버리고 싶은 마음과 버리기 싫은 마음이 뒤바꼈다.


아쉽지만 이 글을 기점으로 버리기로 했다. 버리기 싫은 물건을 버릴 때의 팁이 있다. 마음 먹었을 때 박스에 넣어 분리수거까지 마쳐야한다는 것이다. 바로 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좋아하는 책을 버린 책꽂이를 보니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았지만 뿌듯하기도 했다. 뭐랄까 좀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그럼 다시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고행에 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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