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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Nov 24. 2020

코로나와 시험

간호학과는 4학년 때 국가고시를 친다. 수시를 보고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춰야하는 것처럼, 병원 취업을 먼저 해놓고 국가고시를 치러서 간호사 면허가 나와야 일할 수 있다.


시험을 봐야 비로소 진정한 의료인이 되는 것이다. 얼마전 국시원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자, 확진자는 시험을 볼 수 없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헛웃음이 나왔다.


간호학과는 졸업 전 1000시간의 실습 시간을 채워야한다. 병원에서 의료진을 보조하며 실습을 한다. 병원 오티를 받을 때는, 병원 옷을 입고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직원인 줄 알고있다고 최선을 다해서 응대하라고 한다.


급하거나 응급 상황에서는 학생으로서의 보호를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다른 말이다. 실제로 실습을 하면서도 위험천만한 일이 많았다. 코로나 확진자는 벽 너머에 항상 있었고, 보호장구는 부족했다.


의료인이 되면 곧 내 일이 되니까 일 년 먼저 몸 사린다고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국시원의 공지를 보니, 각자도생이 따로 없다. 의료인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조심하라면서도 실습병원으로 학생들을 내몰고있다.


학교에서는 얼마전 이런 일도 있었다. 실습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학생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다행히 코로나는 음성이었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학생들은 다시 그 병원에 가서 실습을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자가 격리되도 시험을 못 친다는 점이 황당하다. 내가 간호사로 일하게 되면 닥칠 수많은 위험과 불합리를 이미 깨닫고있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일 때는 권리를 지켜줘야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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