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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Jan 26. 2021

물집과 멸균주사기

매일 여섯시가 되면 운동을 한다. 음악이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강변을 걷다보니 기분이 좋았다. 밖에나와서 사람들 보는 것도 좋고, 코로나도 잊혀져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스니커즈를 신고 15km를 걸어버렸다. 갑자기 걸었더니 발에 물집이 생기고 뒤꿈치가 벗겨졌다. 물집이 생긴 적은 처음이라 하루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물집 안에 물도 적었고, 자연스럽게 괜찮아질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또 10km를 걸어버렸고, 물집 안에는 피가 고여버렸다. 물집을 터뜨릴 시간인 것이다. 몸에 침습적 행위를 할 때는 멸균된 소독물품이 중요하다. 보통 바늘을 불로 소독해서 쓰지만, 간호학과 출신은 좀 더 다른 방법이 있다.


실습 때 쓰다 남은 주사기가 있다. 주사기 바늘은 멸균된 상태로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다. 그래서 나는 주사기로 물집의 물을 뺐다. 멸균과 소독을 명심하면서 물집을 치료했고 뿌듯함이 밀려왔다. 간호학과에 와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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