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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Feb 18. 2019

전설의 마라톤 클럽

당시는 마라톤에 대한 개념도 없었던 시절이다. 런닝머신이 귀해서 도로를 뛸 수 밖에 없던 시절의 이야기다. 여기 울산 마라톤 클럽의 창시자가 있다. 그에게는 마라톤에 대한 자부심과 스토리가 있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정직하다. 왜냐하면 가장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러닝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어제 5km를 뛰어야만, 오늘 5.5km를 뛸 수 있다. 하루라도 러닝을 쉬면 다음날 티가 난다. 그래서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직해질 수밖에 없다.      


마라톤을 하고 싶어 무작정 도로로 나갔다. 도로를 혼자 뛰다보니 너무 위험했다. 그래서 울산에서 가장 큰 마라톤 클럽을 만들었다. 바야흐로 ‘울산 마라톤 클럽’의 위대한 시작이다. 울산 마라톤 클럽의 시작은 무리를 이뤄 도로를 안전하게 뛰기 위함이다. 새들도 무리를 이뤄야 위험한 포식자를 피할 수 있다. 사람도 혼자 도로를 뛸 때보다 무리지어 도로를 뛸 때 차를 피할 수 있다.      


울산 마라톤 클럽에서 여러 가지 가지가 뻗어나갔다. 하나는 뛰는 의사들이 모인 모임, 또 하나는 뛰는 아줌마들이 모인 모임이다. 그 외에도 회사에서 함께 뛰는 동기들의 모임처럼 여러 가지 가지가 뻗어나갔다. 58년생인 그는 30대 후반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10년을 뛰고 은퇴했다.      


울산에 있는 러닝크루는 모두 ‘울산 마라톤 클럽‘의 후예들이다. 비록 아마추어 마라톤이지만 프로를 이긴 마라토너들. 동료 중에서는 취미로 마라톤을 하다가 프로팀으로 뽑혀간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진실 반 거짓 반의 전설이 나온다. 마라톤을 하다 소변이 마려우면 길에 실례했던 이야기. 연습 코스를 뛰다가 마실 물을 논밭에 숨겨 놓은 이야기. 하지만 그 귀중한 물을 밭일하던 농민들이 훔쳐먹어 망연자실했던 이야기. 


풀코스 기록을 10분 줄이기 위해서 발바닥에 순간접착제를 붙혀서 성공한 이야기. 연습 코스에서는 1번 주자가 2번 주자를 항상 이겼지만, 실전 대회에서 2번 주자가 결국 1번 주자를 이긴 이야기까지. 울산 마라톤 클럽에는 다양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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