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아침에 눈뜨는 것이 두려운 날들이 있었다. 나에게는 어떤 날이 그러한가?
어려서는 공부를 안 했는데 그날이 시험 날이다. 아버지가 무척 엄하여 성적이 떨어지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아, 시험은 때론 나에게 두려움을 가져다주기 충분했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일어나기 어려웠던 기억이 많다. 가끔은 술 때문이 아니라, 마주할 상사나 감당하기 버거운 일정 때문이기도 했다.
왜 우리는 이런 아침의 불안을 느낄까.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하고 축복인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아침
놀랍게도 이런 감정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7%가 월요일 아침을 ‘일주일 중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으로 꼽았고, 40% 이상이 ‘출근 직전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한 심리학 연구에서는 “Sunday Scaries(일요일의 공포)”라는 단어가 생겼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 끝나갈 무렵부터 월요일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일본의 ‘월요병 방지 라디오’
일본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흥미로운 시도를 한 적이 있다.
한 지방 라디오 방송국에서 월요일 아침 7시에 ‘웃음 전염 라디오’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웃긴 이야기만 골라서 15분간 연달아 들려주는 형식인데, 출근길에 사람들이 웃으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그램 청취자 수는 점차 늘어, 이후 도쿄권에서도 방송되었다.
"웃는 아침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캠페인도 이와 함께 시작됐다.
아침의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작은 실천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아침의 불안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거창한 변화보다는, 아주 작고 단순한 실천들이 오히려 더 오래간다.
첫째, 아침의 ‘리듬’을 되찾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단 10분이라도 햇볕을 쬐는 것.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것. 이런 루틴은 우리의 뇌에 ‘지금은 위기가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낸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안전 루틴(safety ritual)’이라고 부른다. 규칙적인 일상은 불안을 줄이는 데 실제로 효과가 있다.
둘째, 전날 밤 ‘작은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내일 입을 옷을 미리 꺼내두거나, 해야 할 일을 간단히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뇌는 안정감을 느낀다. 미리 예상한 상황은 통제 가능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셋째, 아침을 위한 ‘의미’를 찾아보는 것이다.
예컨대 출근길에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도착 전에 카페에 들러 조용한 10분을 가지는 식이다.
혹은 오늘 하루의 의미를 단 한 줄로 써보는 것도 좋다.
“오늘은 내가 나를 괜찮다고 말해주는 날이다.”
그 한 줄이 아침의 공포를 희미하게나마 밀어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불안에 너무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침은 원래 새로움의 시작이고,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두려움’으로 맞이하는 법을 먼저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는 아침이 두렵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두렵지 않은 이유가 반드시 뭔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어제와 다른 나’를 기대해보는 마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