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열 살 넘게 차이나는 작은 이모는 엄마와 아주 많이 닮았다.
어느 정도인지를 말하자면, 열 살 무렵이었나, 외갓집의 식탁에 앉아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엄마의 어깨에 팔을 기댔었다.
"왜?"
라고 말하기에 돌아본 엄마는 엄마가 아니었다. 작은 이모였다. 나는 어린 마음에 내가 엄마랑 닮아서 헷갈렸다고 하면 이모가 상처를 받을까 봐 자연스럽게 '아, 아니야~'하며 둘러대었던 기억이 있다. 엄마와 이모는 얼굴도 얼굴이지만 체형도 정말 비슷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 아빠도 그랬던 적이 있다며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아빠가 술을 새벽까지 마시고 출근했을 때였어. 정신이 없으니까 멍하니 있는데 사무실 출입문으로 너네 엄마가 들어오는 거야. 그래서 '아니, 저 사람이 여길 왜 왔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형부!' 하더라고. 허허. 알고 보니 거래처 일 때문에 출장 왔던 옥희였어~ "
가족들 모두 한 번씩은 엄마랑 이모를 헷갈렸던 일화가 있을 정도이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려나.
그런 작은 이모가 결혼을 하여 둘째를 낳을 때였다.
나는 그 당시 작은 이모의 첫째 아이가 너무 이뻐서 둘째의 탄생에는 시큰둥했었다. 같은 첫째의 입장으로써 동생의 탄생으로 느끼는 소외감을 도하가 몰랐으면 했다. 그런데 아빠는 한껏 신이 난 듯했다.
"이모 애기 보러 가자, 이모 애기!"
"아 싫어, 나는 도하가 이쁜데 왜 그래~"
"아니야~ 이번에 태어난 애기가 도하보다 더 이뻐!"
"그걸 아빠가 어떻게 알아?"
"이번에 태어난 애기는 옥희를 닮았어. 옥희 어렸을 때랑 똑같아!"
정말 아빠의 말대로 둘째는 자라면서 점점 더 이모를 닮아 갔다, 성격까지도. 고집이 세고 떼 부리기도 유별난 그 둘째를 아빠는 정말 귀여워했다. 아빠를 알아보면 사람을 알아본다고 똑똑하다고 좋아하고, 욕심을 부리면 커서 뭐라도 될 거라며 좋아하고, 아빠의 취미활동을 방해해도 도영이만큼은 늘 OK였다.
아빠의 취향이었다.
엄마를 닮은 이모를 닮은 도영이까지, 한결같은 아빠의 지독한 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