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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니엘 Jan 09. 2023

심혈을 다해 쓴 글인데 마음에 안 든다

다이내믹 일상이야기_글 쓰기의 어려움


 앞서 쓴 글은 정말 고민해서 쓴 글이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단어를 골랐고 문장도 여러 번 바꿨다.

주제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일주일 전, 그리고 조심히 써 내려간 토요일 날은 하루종일 글에 매어있었다. 그리고 용기 내어 글을 올리고 나서도 꽤 고심하며 하루를 혼자 전전긍긍했다.


 이태원 참사라는 사회의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그날을, 내가 경험했다는 이유로 건드려도 되는 걸까. 자극적인 제목을 위해 일부로 상황을 끼워 맞춘 느낌이 들지 않을까. 내가 겪은 상황이기에 나에겐 자연스럽게 두 가지 상황이 연결이 되었는데, 보는 사람에겐 억지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연결해서 엮기가 어려웠다. 겁이 났다.


 주제도 그렇다. 조심스럽게 쓰려다 보니 내용은 더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느낌이었다. 글을 올리고 나니 내가 쓰고 싶은 주제가 더 명확해진 느낌이었다. 나는 '상실감'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이다. 나의 상황, 언니의 상황, 이태원 유가족의 상황이 모두 맞물려있는 한 단어는 상실감이었다. 행복을 찾아야 하지만, 찾을 수 없는 현실. 그저 버텨내는 것만이 미래인 것 같아 보이는 암담함이 내 주제였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서 잃은 것은 아니지만,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같이 느끼고 있으니 공감을 했던 것이다.



하루를 살아내는 것과
하루를 살아가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바로 내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투에고 지음



그래, 이런 느낌이었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루를 살아'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의 짧은 시각으로 힘든 상황을 겪은 사람들을 감히 평가했을 수도 있다.

언니는 '아기'라는 삶의 이정표가 있고, 나는 '원가족'으로 삶을 지탱하는 기둥을 억지로 만들어냈고.

소중한 사람의 부재를 겪은 이들은 어떻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말로 넘길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글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블로그에 생각을 끄적거리는 것에 비해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블로그는 1시간도 안되어서 뚝딱 쓴다면, 브런치는 돌덩이를 고르고 골라서 조각을 깎아내서 쓰는데- 깎아낸 조각이 더 신경 쓰이고 맘에 거슬리는 느낌. 확실히 더 전문적인 분야라는 느낌을 가지고 써서 그런가, 쉽사리 글을 발행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내가 블로그에 쓰는 느낌은 이렇다. 크리스마스 때 분위기용으로 마신 술을 표현할 때,

블로그에 쓰는 글 느낌


저 엄청나게 많은 'ㅋㅋㅋ'는 문단을 나누는 나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느낌!!

나는 저런 시원시원한 느낌이 참 좋다. 세상 고민 없이 널널하게 가볍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맞춤법 검사도 안 하고, 글의 순서도 다시 안 본다. 손이 가는 그대로 쓴다.





앞으로도 꽤 고민이 된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마치 내 경험과 그걸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사이에서 외줄 타기 하는 느낌. 글을 쓴다는 것의 고뇌와 한계.. 즉 작가의 역량과 맞물려 있는 느낌이다.

미약하지만 그럼에도 브런치에 계속 글을 써보게 된다. 꼭 정리하며 써보고 싶은 주제가 있었고, 브런치에 나는 이미 매혹되었으니까!


12월까지 열심히 새로운 사람 만나는 시기가 지나갔고, 앞으로 쓸 글은 쓰고 싶었던 다른 테마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다이내믹 일상이야기>로 묶은 일상이야기도 쓰고 싶을 때마다 자유로이 쓰겠지만, 다른 두가지의 재미난 총알을 장전 중!


<재미난 인생을 즐기는 30가지 방법> _버킷리스트 편

<나는 해외 100 도시를 다녀왔다> _여행 편



시작해 볼게요~

앞으로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편히 들려주세요 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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