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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x Sep 01. 2020

1917(샘 멘데스)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포스터

얼마 전,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을 보았습니다.
샘 멘데스는 '아메리칸 뷰티'라는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받아, 일약 거장의 위치에 올라서게 됩니다.


그 후, 타이타닉에 동반 출연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절친이 된 케이트 윈슬릿과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지금은 이혼했다네요)

영화 '1917'은 샘 멘데스 감독 할아버지의 실제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는 영국군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사람이랍니다.

군인이 나오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데, 지금까지 보아온 군인 혹은 전쟁 영화의 최고봉은 역시 올리버 스톤의 '플래툰' 아닌가 싶네요.

영화 '1917'은 다소 다큐멘터리 방식을 갖추었습니다. 전쟁 스토리를 한 군인의 눈으로 천천히 훑어나가는 형식입니다. 감독이 이야기하고 주장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배제한 채, 덤덤하게 영화를 끌어나갑니다.

전쟁의 참혹함,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숱한 민간인들, 한낱 정치인과 권력자의 노리개꾼 일지도 모르는 군인들이, 애국이라는 기치 아래 모여, 자그마한 땅을 차지하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도 떨어져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칩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곽도원이 이병헌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왜 혁명을 했냐?"

참전 군인들은 어떤 이유로 적을 죽이고 자신이 살아남아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왜 자그마한 땅을 뺐고 뺐는 이유도 알지 못합니다. 그저, 군인으로서 상관의 지시에 따를 뿐입니다. 그들이 바라는 건, 그저 이 지긋지긋한 지옥 속을 떠나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가족 품에 안기는 것뿐입니다.

임무를 완수한 스코필드는 나무에 기대어 앉아, 석양을 바라봅니다. 그곳엔 그가 그토록 그리던 고향의 가족들이 있고, 그곳엔 평화가 깃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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