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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x Oct 01. 2020

그린랜드

직업에도 귀천이 있다

제라드 버틀러가 찬 시계는 뭘까.

영화 '그린랜드'는 한 가족이 그린랜드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한 가족이 목적지를 찾아가는 게 뭐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


주인공인 존은 건축공학자인데, 바람을 피우다 아내에게 발각이 되는 바람에 아내와 어색한 사이이다. 그들 사이에는 아들 네이슨이 있는데, 일곱살인 아이는 아무 사실도 모른 채 아빠를 무척 따른다. 여기까지만 보면, 김희애가 나왔던 '부부의 세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 갑자기 클라크라는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게 되고 전 세계는 혼돈에 휩싸인다. 정부에서는 국가에 꼭 필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피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그들에게만 전용기를 내주어 안전구역인 그린랜드로 향하게 한다.


주변의 이웃들과 파티를 열던 도중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다른 가족들은 존의 가족만 안전구역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한 이웃은 자신의 어린 딸만이라도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지만, 존은 이를 거부한다. 어차피 그 아이를 데리고 가봐야 안전 구역으로 갈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아 비행기 조차 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영화 '그린랜드'는 사람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의 행동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그린랜드행 탑승권 팔찌를 뺏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아이와 엄마를 떼어놓기도 하며, 사회적 혼란을 틈타 약탈을 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생존을 위해 살육을 하고 종족 보존을 위해 동족을 배척하는 동물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존의 가족은 우여곡절 끝에 그린랜드에 도착하게 되고, 9개월 후 폐허가 된 지구의 지상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곳곳에서 생존을 알리는 통신음. 존과 그의 아내는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화해를 하게 된다. 존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으며, 아내는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아내는 어쩌면, '부부의 세계'를 봤는지도 모르겠다. 손제혁의 대사 '세상에는 두 종류의 남자가 있어. 바람피우는 놈과 바람피우다 걸린 놈')


큰 기대를 갖고 보았던 '그린랜드'는 커다란 깨달음 두 가지를 알려준다.

1. 직업에도 귀천이 있다

2. 남자는 바람을 피우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간혹, 돌아가지 않는 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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