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9과 함께
1. 친구 보러 광주 가는 기차 안에서 맥북을 켜고 글을 적고 있다.
2. 나가기 전 에어팟을 찾아 헤매느라 편의점에서 물 한 병 살 겨를 없이 기차에 올라탔다.
3. 빠듯하게 나와서 종종걸음으로 대중교통 시간에 맞춰 타는 걸 고쳐야지 고쳐야지 싶다가도 침대의 유혹에 져버리고 만다. 침대에는 은근하면서도 강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분명히 있다.
4.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들려오는 특유의 달리는 소리와 안정적인 운행, 약간의 리드미컬한 흔들림과 터널 속 어두움 그리고 내부의 은은한 조명이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5. 반쯤 눈이 감긴 채로 샤워하면서부터 반복재생을 해놓은 <이소라 - track9>을 하염없이 듣고 있다.
6. 옆 사람은 출발도 전에 잠에 들었고 숙면에 취해있는 전파가 나에게로 전이되는 건지 더 격하게 졸음이 쏟아져온다.
7. 수면 참기 챌린지도 아니고 나는 글을 써야 하는데 눈을 감으면서 타자도 쳐보고 눈알을 한번 굴려도 모고 잠깐 쉬어도 봤는데 속수무책이다.
8. 책 읽으려고 두 권이나 가져왔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친구와 북카페에 가서 책 읽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9. 피로를 풀기 위해 눈을 붙였다 약간의 건조함에 일어나니 어느덧 익산 역에 다다르고 있다.
10. 탁 트인 바깥 시골 풍경이 반갑다.
11. 빠르게 달리는 기차보다 더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 금방 터져버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