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 변하지 않는 건 없다.
2. 변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는 것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나 또한 변해야 하며 변하는 걸 마치 내가 바라왔던 것처럼 기꺼이 응해야 한다.
3. 변한다는 말은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 같다.
4. 매일 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느 날 사랑한다는 말이 없을 때, 꼬박꼬박 운동을 하던 사람이 몇 개월 소식 없다 포동포동해져서 나타나면 변했다고 말한다.
5. 열심히 노력해서 업무적 스킬이 늘었다거나 꾸준히 달려서 페이스를 줄여나갈 때 변했다는 말보다 성장했다거나 발전했다고 말한다.
6.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면 보수적이라고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다 보면 소심한 나의 의견은 더 깊은 구멍으로 숨어 나중엔 줏대 없는 사람이 된다.
7.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가 심지 곧은 사람들을 보면 존중하면서도 정작 나 스스로는 다리 없는 책상 같다.
8. 변화를 거부하면서도 정작 누구보다 변해있는 나를 직면할 때가 있다.
9. 변하는 것들에 부적응하며 혼란스러워 고통스러울 바엔 나 자체가 혼란이 되는 걸 택해버리고 만 건지, 변하지 않는 걸 원할 뿐 결국 나 또한 한 인간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길을 자연스레 걸어가고 있을 뿐인지.
10. 이렇다 저렇다 할 결단 없이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늘어트리고 나면 나의 생각은 0이 되어버리고 만다.
11. 상대방이 가진 컬러들에 혼합되면 도통 알 수 없는 색채가 나는 무엇인가 싶을 때가 있다. 오히려 그게 좋은 것 아니냐며 유연한 거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
12. 나는 나의 선택으로 인해 색을 만들어 내고 싶지 색이 덧데이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다. 무너지지 않을 나의 꼿꼿한 심지를 만들어 그 외의 것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를 원한다.
13. 어떤 게 고집이고 배려이며 어떤 게 자기 주관이 확고해 보이는 성숙한 사람처럼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 그럴 수 있지 하며 이해할 수 있고 용납할 수 없는 건지 어디까지 존중받을 수 있으며 바랄 수 있는 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사람에게 풍기는 언어,태도, 분위기, 기분과 습도의 영향도 있을테니.
14. 완전 놓아버리거나 붙잡고 있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타협하고 불응한다.
15. 다시 나의 생각은 0이 되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