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ght

< 신앙 일기 1 >

by 이숙재

우리 집은 정남향 집이다. 그래서 거의 하루 종일 거실에 환하고 밝은 빛이 비추인다. 우리 부부가 자는 침실에도 거의 하루 종일 빛이 비추인다. 그래서 어떨 때는 침대에 누워 파란 하늘을 벗 삼아 일광욕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밤이 되어 잠을 자려고 할 때는 창문 밖의 네온사인이나 불빛 같은 것들이 방해가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최대한도로 방안에 들어오는 빛을 차단하기 위해 온갖 애를 쓴다. 암막 커튼은 물론이고 아주 작은 불빛조차도 허락할 수가 없어 침실에는 전자 제품을 아예 놓지를 않는다. 단 핸드폰만은 예외다. 하지만 불필요한 메시지나 울림 등이 빛을 내기 때문에 자기 전에 핸드폰의 소리를 끄고 엎어 놓는다. 요즘은 핸드폰도 거실에서 충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나는 가능한데 남편이 어떨지 모르겠다. 이야기해 보아야겠다.


침실 옆방에는 컴퓨터와 프린터가 있다. 컴퓨터의 모니터와 본체는 평상시에는 꺼져 있지만, 프린터가 문제다. 프린터는 늘 켜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멀티 탭에 프린터, 컴퓨터와 관련된 장비들이 24시간 주야장천 꽂혀 있다. 어느 날, 컴퓨터 일을 하다가 이 방에 누운 적이 있었다. 잠시 눈을 감고 쉬려고(아니 자려고) 하는데 환한 빛이 나를 방해했다. 분명 밤이기 때문에 환한 햇빛이 들어올 리 없고, 길을 밝히기 위한 불빛임에 틀림없었다. 귀찮은 몸을 일으켜 암막 커튼을 치고 다시 누웠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멀티 탭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과 프린터 본체에 달려있는 전원 버튼의 불빛이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방안을 온통 프린터의 불빛이 다 차지하고 있는 듯 침실의 깜깜한 어둠과는 차원이 다른 어둠이 방안을 희미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어둠은 점점 더 옅어져 주변의 물체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그 작은 불빛 하나로 볼펜이 어디 있고, 종이가 어디 있고, 키보드가 어디 있고... 다 찾을 수가 있었다. 아주 작은 불빛 하나가 깜깜한 방안을 어둠 속에서 일으키고 있었다. 새삼 놀랐다. 그리고 갑자기 나도 보잘 것 없이 작지만 조금이나마 저 작은 불빛처럼 어둠을 밝게 비출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작은 몸짓으로 세상을, 아니 주변을 밝게 비출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일어났다 누웠다 하면서 달콤한 잠을 깨긴 했지만, 그래도 아주 작은 불빛 하나에 깊은 깨달음을 깨닫다니… ㅎ.


<light>는 “빛, 조명, 광선”도 되지만 “밝게 하다”라는 뜻도 있다.


프린터의 아주 작은 불빛이 온 방안의 어둠을 깨우듯이, 2025년 올 한 해 세상(아니 너무 거창한 것 같고 ㅋ), 내 주변을 환하게 비출 수 있으면 좋겠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시편 27편 1절)


나의 빛이신 예수님을 따라 내 주변에 예수님의 빛을 환하게 비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이사야 60장 1절)


말뿐이 아닌 삶의 자리에서 행동으로 빛을 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복음 25장 40절)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야고보서 2장 22절)


작은 자에게 목마를 때 물 한 잔을,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나그네에게 친절히, 헐벗은 자에게 옷을, 병든 자를 돌아보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고 싶다. 아주 작은 불빛이지만 내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삶을 살아내고 싶다. 나와 늘 동행하여 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https://youtu.be/rNkzj8By7lM







* 표지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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