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신앙 일기 1>

by 이숙재

며칠을 정신없이 보냈다.

2024년을 며칠 안 남기고 몸과 마음이 여간 분주한 게 아니었다.

아직까지 귓가에 분주한 소리들이 맴맴 맴도는 것 같다.

‘이렇게 분주해도 되나?’라고 걱정이 들 정도로 너무 바쁘고 너무 정신없었다.


이 아침,

거실 가득 차분히 내려앉은 햇살이 너무 좋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함이 너무 좋다.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을 떠올려 보았다.

언제나 나와 함께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 가득히 울려 퍼졌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창세기 28장 15절)




딸아이가 5살 무렵, 서울대공원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잠깐 아주 잠깐이었지만 공포스러울 정도로 너무 끔찍했다.

한 10분 정도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치 10시간이 지난 것처럼 아주 긴~~~, 공포 그 자체였다.

인파에 휩쓸려 길을 잃을 세라 잠시라도 손을 놓고 있지 않았는데, 잠시 아주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아이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만 것이다.

심장이 벌렁벌렁... 다리가 후덜후덜... 손이 바들바들... 입술이 부들부들...

‘제발! 제발! 제발!!!’

미아보호소에 딸아이가 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미아보호소를 향해 마구 달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내 눈앞에 딸아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것도 낯선 남자의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가는 딸아이의 뒷모습.

분명 내 딸이었다.

나는 소리쳐 불렀다.

“○○아!!!”

맞았다! 바로 내 딸이었다.

“엄마, 아빠!!!”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딸아이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잠시였지만 정말 아주 잠시였지만 너무 공포스러운 시간이었다.

딸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다짐하듯 말했다.

“절대로 엄마 아빠 손 놓으면 안 돼!!!”




정말 인생에서 이런 일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 때문에 이런 일들을 많이 겪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예수님은 항상 “절대로 내 손 놓으면 안 돼!!!”라고 말씀하시지만, 내 속의 다른 내가 주님의 자리를 빼앗고 예수님의 마음을 많이도 아프게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주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 동행하여 주기를 원하시는데, 철없는 아이처럼 세상의 유혹에 빠져 예수님을 바라보지 못할 때가 많았음을 부끄럽지만 고백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때마다 나를 꾸짖지 않으시고 안아 주시고 또 안아 주시고 하셨다. 딸아이를 찾았을 때 느꼈던 그 감격, 기쁨을 알기에 예수님의 마음도 이와 같으리라 짐작한다. 아니 이보다 더 큰 마음으로 나를 품고 또 품으셨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와 늘 함께 동행하여 주시고 길 잃지 않도록 내 손 꼭 붙잡아 주시는 예수님께 감사드린다.


이 아침,

고요함 속에 따스한 예수님의 음성이 내 마음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따스한 햇살처럼 부드럽게...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늘 너와 함께할 것이다!”


https://youtu.be/r-iQ1kf3n2o







* 표지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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