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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자가 올까?

< 도서관에 간 사자 >

by 이숙재

한동안 도서관에서 살 때가 있었다.

남편 출근하고 아이 유치원에 보내 놓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간다. 버스에서 내려 푸르른 잔디 마당을 지나 어린이 도서관으로 가던 길은 지금 생각해 보면 행복한 길이었다. 그때는 글 쓰는 일이 단지 밥벌이로만 느껴졌기 때문에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한참 세월이 지나 멀리서 도서관으로 향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니 엄청 행복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 앞마당에 앉아 달달한 자판기 커피를 마시던 일, 도서관 옆 시청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던 일, 도서관 옆에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산책하던 일... 물론 도서관에서 그림동화책을 쌓아놓고 끊임없이 읽던 일...

기억에 남는 일들 중에 또 하나, 의자를 놔두고 도서관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어린 꼬마들... 얼마나 책이 좋으면 책장에서 책을 발견하자마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책을 읽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던 그 모든 것들이 내게는 행복이었다.


그림동화 <도서관에 간 사자>의 주인공 사자가 정말 도서관에 나타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동화 속 이야기이지만 나의 행복한 순간들이 동화 속 사자와 함께한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도서관으로 놀러 가야겠다!

진짜 사자가 놀러 오는지?


진짜야?!?!?!

https://youtu.be/x30kdU9z9jI





*< 도서관에 간 사자 > (미셸 누드슨 글/케빈 호크스 그림, 웅진주니어 출판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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