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봐주세요!”

하얀 별을 피우다 < Life 레시피 >

by 이숙재

일주일 만에 시골집에 가보니 부추 꽃이 하얀 별이 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하늘하늘 춤을 추며 나를 반겨 주었다.

왠지 미안했다.

그동안 부추가 자라는 게 보이기는 했지만 덥다는 이유로, 모기에게 물린다는 이유로 부추를 외면했던 마음이 들킨 것 같아서 ㅠㅠㅠ.

일주일에 한두 번 보는 내게 ‘나 좀 봐주세요!’라고 부추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모른 척 지나쳤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집 지키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것도 몰라주고 ㅠ.

삐질 만도 한데 삐지기는커녕 예쁜 꽃을 피우기까지 하다니…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추를 바라보며 ‘미안해! ... 하얀 꽃이 너무 예쁘다! 하얀 별꽃 같아!’라고 이야기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고맙게도 부추는 카메라 렌즈 안에서 방긋방긋 웃어 주었다.

예쁘게 찍진 못했지만 그래도 내 마음 가득 담아 찍었으니 부추도 흐뭇해하지 않았을까? ㅎ.




https://youtu.be/8c08r76j4ls?list=RD8c08r76j4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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