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집밥 < Life 레시피 >
일주일 만에 딸이 집에 와서 잤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주일 동안 밥을 한 번도 안 해 먹었다고 한다 ㅠ.
일어나기가 바쁘게 학교로 달려가고, 또 자취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잠을 자고…….
일주일 동안 이런 생활을 했다고… 쩝 ㅠ….
“그럼, 밥은?”
“어… 학교 가서 학식(학교 급식) 먹었지!”
“어… 그랬구나 ㅠㅠㅠ”
“괜찮아, 엄마! 학식 꽤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그래……”
난 아침나절에 음식 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모두들 다 나가고 없는 집에서 혼자서 오전을 우아하게(?) 보낸다. 운동하고, 성경 읽고 묵상하고, 생식과 반숙 달걀로 가볍게 아침을 먹고,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느긋하게 연다. 그리고 점심 나절이 되면, 그때서 활동 세포들이 기지개를 켜고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한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다른 날과 다르다.
일주일째 집밥을 먹지 못한 딸을 위해 집밥을 만들기로 했다.
다행히도 어제 만들어 놓은 '두릅 소고기말이'가 있어 다행이다.
된장 소스와 함께 멋진 아점(아침, 점심) 상을 차려서 같이 먹고 싶었는데…
오늘도 딸은 오후 수업 준비로 바쁘다고 한다.
바쁘면... 김밥! 김밥이 정답이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 딸이라 어제 만들어 논 '두릅 소고기말이'를 넣고 김밥을 싸기로 했다.
남편이 따온 두릅과 각종 야채를 넣고 만 김밥은 바쁜 딸을 위해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고도 남을 만한 음식이다.
사실,
같이 아점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런데,
‘바쁘단다 ㅠㅠㅠ...’
‘어쩔 수 없지, 뭐...’
이해가 가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참, ㅠㅠㅠ…
‘우리 엄마도 이럴 때가 있었겠지?’
‘나보다 더 섭섭할 때가 많았겠지?’
‘근데, 딸인 나는 전혀 몰랐네 ㅠㅠㅠ.’
지금 딸 나이에 나와, 내 나이의 엄마를 떠올리며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그 바쁜 와중에도 아빠, 엄마 보겠다고 어제저녁 늦게 와서 자 준(ㅎ) 딸이 고맙다.
아이가 좋아하는 흰쌀밥을 고슬고슬하게 짓고, 우엉을 볶고, 오이를 볶고, 당근 라페를 만들고, 달걀말이를 하고, 두릅 고기말이를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 낸다.
덜그럭 덜그럭……
지글지글 지글지글……
공부하는 딸아이 귀에 거슬릴까 봐
조심조심……
조심조심……
‘자식을 낳아 길러봐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네.’
자식일 땐 부모 마음을 전혀 알 수가 없었는데, 자식도 되어 보고 부모도 되어 보니 이제야 부모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미안하다고 말해 드리고 싶은데... 그런데, 엄마가 없다 ㅠㅠㅠ.
바쁜 와중에도 집에 와서 자 준 고마운 딸처럼 나는 우리 엄마에게 어떤 딸이었을까?
딸, 많이 먹고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