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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재 May 21. 2024

마늘쫑건새우볶음

제철 음식

마늘 꽃대에 달린 마늘꽃 (출처 : pixabay.com)

‘이게 마늘 꽃이라고?’

‘마늘 꽃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실제로 마늘 꽃을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접한 마늘 꽃은 정말 의외로 예뻤다(내년에는 반드시 마늘 밭에 가서 마늘 꽃을 보리라... 다짐 ㅎ).


생으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알싸한 맛의 마늘이 꽃을 피운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기까지 했다.

마늘도 어엿한 식물이라는 사실을 그만 깜박했던 것 같다(마늘, 미안 ㅠ).

언젠가 단풍나무에도 꽃이 피고, 소나무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그 미안한 마음이 또 느껴졌다.


대부분의 식물이 5, 6월경에 앞다투어 꽃을 피우는데, 마늘도 이에 질 새라 예쁘고 화려한 꽃을 피운다.

마늘은 그 꽃을 피우기 위해 꽃대(마늘의 줄기)를 세우는데, 그 줄기가 바로 우리가 즐겨 먹는 마늘쫑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마늘쫑은 향신료로 쓰이는 마늘(뿌리 구근)을 위한 희생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양도 만점, 굵기도 만점인 마늘을 위해 마늘의 줄기인 마늘쫑을 잘라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잘려 땅의 거름으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마늘쫑.

그런데, 옛 어른들은 그들을 거름이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멋진, 훌륭한, 아주 맛있는 음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ㅎ.


마늘쫑을 이용한 음식들이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마늘장아찌> <마늘쫑고추장무침> <마늘쫑건새우볶음> <마늘쫑표고버섯볶음> 등등……


특히 마늘쫑은 5, 6월경에 나오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이 계절이 아니면 먹기 힘든 음식이다.

그래서 잊지 말고 이 계절에 꼭, 반드시 해 먹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평소 나는 장아찌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마늘쫑 또한 장아찌보다는 볶음을 많이 해 먹는 편이다.

오늘은 건새우와 함께 볶아 먹는 <마늘쫑건새우볶음>을 저녁 반찬에 내놓을 예정이다.




<마늘쫑건새우볶음>의 주재료는 당연히 마늘쫑!


그 외의 재료들을 보면(마늘쫑 한단을 기준으로),


건새우 100g, 마늘 편 썬 것(마늘 10알 정도), 진간장 밥 숟가락 1, 조청 밥 숟가락 2/3, 참기름 적당량, 참깨 한 꼬집


진간장, 조청, 참기름, 참깨는 덤 ㅋ



자, 이제부터 <마늘쫑 건새우볶음>을 해 보자!


우선, 재료 손질부터 해 놓자!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재료 손질은 가장 기본이다.

요리는 어떻게 보면 불과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머릿속에 어떻게 요리를 할 것인지 계획을 짜 놓은 뒤에 요리에 들어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불 조절과 시간조절에 실패한다면 그날 요리는 꽝!!!이다.

요리는 실생활 속의 과학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불과 시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명심! 해야 한다.


1. 건새우를 덖는다.


건새우를 마른 팬에 기름 두르지 말고 차를 덖듯이 덖어내야 한다.

시중에서 사 온 건새우는 아무리 다 말랐다 해도 비닐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눅눅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했을 때 새우 본연의 맛이 잘 안 난다. 그래서 약한 불에서 살짝 덖어내면 건새우 안에 있던 습기도 날아가면서 뽀송뽀송해지고 맛도 한층 더 구수해진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음식을 해 놓았을 때, 미묘한 맛의 차이는 분명히 나기 때문에 적극 권장하고 싶다.


2. 마늘쫑을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낸다.


대략 5~7cm 정도가 가장 적당한 크기인 것 같다.


3. 2의 마늘쫑을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데쳐낸다. 


끓는 물에서 약 30초 정도면 충분하다.

데친 마늘쫑은 다시 볶아야 하기 때문에 너무 오래 데치면 마늘쫑의 아삭한 식감을 잃기 때문에 오래 데치는 것은 금물!!!


4. 마늘 10알을 편으로 썬다.


편으로 써는 일은 그리 쉽지는 않다. 오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어려우면 패스~~~!

아니면 요즘은 기계도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하나 장만해 둔다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알리오올리오(Aglio e Olio)’나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 같은 마늘이 많이 들어간 요리를 할 때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5. 4의 마늘을 키친타월을 이용해서 물기를 제거한다.


기름에 튀기듯이 마늘을 볶을 때 물기가 있다면 사방팔방으로 기름이 튀기 때문에 감당하기 힘들다 ㅠㅠㅠ.


자, 진짜 요리 시작!


1. 프라이팬에 기름(종이컵 반 컵 정도)을 두르고 5의 마늘 편을 먼저 볶아낸다.


처음에는 기름이 끓을 때까지는 강한 불에서 → 기름이 끓으면 약한 불에 마늘 편을 넣고 서서히 마늘을 볶는다. 마늘에는 생각보다 전분이 많기 때문에 쉽게 타 버린다. 그래서 가끔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마늘이 서로 엉겨 붙지 않도록 해 주어야 마늘이 골고루 볶아진다.


2. 마늘이 노랗게 익으면 키친타월에 건져 식힌다.


3. 2에서 나온 기름을 이용하여 데쳐낸 마늘쫑을 강한 불에서 빠르게 볶는다.


4. 3에 2의 마늘 편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5. 4에 진간장을 넣고 골고루 섞이도록 잘 저어 볶는다.


6. 5에 조청을 넣고 골고루 섞이도록 잘 젓는다.


7. 6에 덖어낸 건새우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4에서처럼 진간장은 건새우를 넣기 전에 먼저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건새우가 진간장을 흡수하는 시간이 엄청 빠르기 때문에 건새우를 넣고 진간장을 넣으면 건새우가 간장을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다 빨아들인다. 그러다 보면 다른 재료에 간이 갈 새가 없다. 또한 건새우에는 원래 약간의 간이 있기 때문에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8. 불을 끈 상태에서 7에 참기름과 참깨를 넣으면 맛있는 <마늘쫑건새우볶음> 요리가 완성된다.




                   남편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마늘쫑건새우볶음>으로 맛있게, 행복하게~~~^^


남편 "와우, 정말 맛있는데~~~!!!"







* '마늘쫑'은 '마늘종'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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