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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재 Jun 04. 2024

헐~  미안해서 어쩌지 ㅠ

늦은 생일파티

“따르릉따르릉”

저녁을 다 먹고 막 치우려고 하는데 남편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어, 누나! 왠일이야?”

“오늘 네 생일이잖아!”

“그래! 전혀 몰랐네!”

“미역국 먹었어?”

“아니.”

“미역국도 못 먹었어.”

“괜찮아. 생일이 뭐 중요해. 난 괜찮아.”

“……”

“그래… 만나서 밥이라도 사줘야 하는데… 담에 보자!”

“어, 알았어.”

둘째 시누이와 남편의 대화를 듣는 순간, 너무 깜짝 놀랐다.


‘오늘이 남편 생일이라고!’

‘또 까먹었네 ㅠㅠㅠ’


이번이 두 번째다.

40대 초반에 한 번 까먹고, 오늘 또 까먹었다.

그때는 너무 미안한 나머지 남편 앞에서 “미안하다”라고 하면서 엉엉 울었는데, 이번에는 눈물은 안 나지만(ㅎ) 정말 미안했다.

평상시 그렇게도 잘 끓이던 미역국도 없고… 그렇게나 좋아하는 잡채도 없고… 정말 정말 미안했다.

남편은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는데, 정말 괜찮은 걸까? 

괜찮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까먹지 않고 기억해 주었다면 더 좋아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ㅠ.


그래서,

하루 늦었지만 오늘 저녁은 남편이 좋아하는 잡채와 닭볶음탕을 해서 둘이 오붓하게 늦은 생일잔치를 해야겠다. 미역국은 다른 날도 자주 해 먹기 때문에 패스~ ㅎ.


우선은, 남편이 좋아하는 잡채를 만들어놓고, 그다음에 닭볶음탕을 만들 것이다.




닭볶음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맛있게!!!

생닭 1마리(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낸), 감자 5개, 양파 2개, 대파 2개, 대파 뿌리, 건고추 3개, 다시마 적당량


닭볶음탕에 들어갈 소스 재료는,


진간장 2/3 종이컵, 고춧가루 종이컵 반 컵, 마늘 빻은 것 1 밥숟가락, 생강 빻은 것 1/3 밥 숟가락, 조청 2 밥 숟가락, 맛술 2 밥 숟가락, 표고버섯 가루, 후춧가루 적당량, 청량고추(본인 취향에 맞게 선택)


재료 준비가 다 끝났다면,

우선은, 닭볶음탕에 들어갈 소스부터 만들자!


위의 소스 재료를 다 섞어 쉐킷! 쉐킷! 해 두면 된다.

다른 재료들을 손질하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두면 양념장이 숙성이 되어 음식의 맛을 더 깊게 만들어 준다.


다음에, 재료 손질을 하자!


1. 토막 난 닭을 사다가 깔끔하게 손질을 해야 한다. 

닭 껍질 부분에 기름이 많기 때문에 적당히 기름을 제거해 주는 것이 건강에 좋다. 뭐, 맨날 건강만 생각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다 떼어내지 않고 적당량만 떼어낸다면 그다지 맛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난 건강이고 뭐고 기름이 좔좔 흐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OK!

OK!!!

2. 깨끗이 씻은 2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다.

이 작업은 토막 낸 닭에 붙어있는 찌꺼기 같은 것을 제거하기 위한 과정이다.

찌꺼기 제거!

3. 2의 닭을 체에 밭쳐둔다.


4. 양파를 1/4 크기로 크게 자른다.


5. 감자도 양파처럼 크게 자른다. 

그리고 사방 끝을 칼로 사과 깎듯이 돌려 깎는다. 

이 작업은 감자가 다른 재료에 비해 쉽게 깨지기 때문에 다른 재료들과 부딪쳐 깨지는 상태를 막기 위한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부서지지 않고 감자 고유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어 좋다.

사과 깎듯이 돌돌...


6. 대파도 길이 약 10cm로 크게 자른다.


7. 건고추도 물에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이 재료는 없다면 굳이 넣지 않아도 맛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는다. 맛보다는 데코의 역할!


본격적으로 보글보글 끓이기


1. 커다란 냄비에 손질한 감자, 닭, 생수(가능하다면 다시마 육수, 육수가 없다면 다시마를 넣음), 양념장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기 시작한다. 이때 대파 손질하고 남은 파뿌리도 함께 넣으면 굿!


2.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중간 불로 조절한 뒤, 양파와 대파, 건고추를 넣고 고기와 감자가 다 익을 때까지 보글보글 끓인다.


보글보글......


3. 거의 다 익었을 때, 불을 약불로 조절한 뒤 어슷 썬 대파로 마무리한다.




미안해요~ 여보!   늦은 생일 축하해요~~~♡




늦은 생일파티,

잡채와 닭볶음탕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해야겠다.


미안해요. 여보~~~♡








*표지 사진 출처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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