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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May 31. 2016

신이 된 람세스 2세

아스완 2014년 12월 23일

람세스 2세를 신으로 격상시킨 문화유산

하지만 물은 이집트인에게 생존이다. 물이냐? 유적이냐?


아부 심벨은 람세스 2세가 라호라크티, 아몬레, 프타하 세 신과 자신을 위해 만든 신전이다. 사암층을 100m 넘게 파고 들어가 바위를 깎아 만든 신전이다. 입구에는 22m의 람세스 2세의 석상 4개가 자리 잡고 있다.


신전 안쪽은 다시 63m나 파고 들어가 있고 그 안에는 신과 왕에 대한 벽화들이 가득하다. 내부에 세 신과 람세스의 석상이 나란히 있는데 2월 20일 경과 10월 20일경의 아침 첫 햇살이 석실의 전신을 비춘다고 한다. 물론 그때도 죽음의 신 프타하에는 해가 비추지 않는다.


이곳은 람세스 2세가 자신을 신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선언하는 신전이다. 히타이트와의 전쟁 치적을 묘사하고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끈(실제로는 승리가 아닌 평화 협정) 자신은 이미 신이라는 선언이다. 입구의 석상도 자신이지만 내부의 석상도 동격이고 벽화에 신과 동등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아스완하이 댐이 건설되며 아부 심벨은 수장의 위기에 처했고 외면하는 이집트 정부 대신 유네스코가 기금을 모아 이 신전을 분해했다가 70m 위에 원형대로 다시 조립하는 형태로 보존해 놓았다. 이 유적 하나가 아스완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다. 지금의 이집트인들은 어떤 생각일까?


생존과 가치가 충돌하는 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 대단한 유적을 수몰시키면서까지 저수지를 만들려 했을까? 이 곳에 오기 전까지 그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 오니 생각보다 너무나 큰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그깟 저수지가 아니라 물이 부족한 이집트에게는 생존의 문제였다. 길이만 40km가 넘는 거대한 호수이다. 바다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생존과 가치가 충돌했을 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잘못된 질문이다. 가치의 판단의 기준이 모두 다르다. 이집트는 물이 필요했고 서방국가들은 물보다 문화유산이 중요했던 것이다.


아부 심벨
4개의 석상은 모두 람세스 2세의 석상이다.
외벽의 벽화 - 끌려가는 노예들. 많은 노예가 있었다는 뜻으로 얼굴, 복장을 모두 다르게 표현했다.
안쪽의 촬영은 불가다.
네페르타리 소신전 - 부인을 위한 소신전. 역시 사랑의 신 석상이 있다.
옮기는 과정을 설명하는 안내
거대한 호수 - 아부 심벨의 원 위치는 70m 아래이다.
일목이 아닌 일출. 새벽 3시 반에 투어버스가 출발한다.
사막을 편도 4시간 달려야 아부심벨을 본다.
아스완 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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