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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려놓기 Jun 10. 2016

파랗고 파란 나라

셰프 샤우엔 2015년 2월 23일

파랗고 파랗고 파란 마을

유대인들은 떠났지만 아직 그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파란 나라를 보았다. 

꿈과 사랑이 가득한지 천사들이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파란색이 가득한 작은 마을이다.


유대인들이 집 대문을 파란색으로 표시하던 것이 유대인 집단 거주 지역이던 이 마을을 파란 마을로 만들었다 한다. 유대인들은 3800년의 역사 중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가진 것은 500년밖에 되지 않는다. 다윗, 솔로몬 등이 왕으로 있던 이스라엘 역사가 400년 정도 지속되었고, 2차 대전 이후의 이스라엘 정부까지 포함해서 500년이다. 아브라함부터 3800년의 역사 중에서 3300년이 나라 없이 살았던 세월이다. 예수의 시대에도 그들은 로마의 식민지였다. 


AD 73년, 마사다 요새에서 로마군에게 결사 항전하던 유대인 저항군이 전멸하면서 예루살렘은 철저하게 파괴됐고 대신 아랍계 팔레스타인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 후 2000여 년 동안 나라가 없는 떠돌이 신세였다. 


방랑 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을 받아주고 보호해 준 나라 중 하나가 바로 모로코이다. 스페인 통일 이후 스페인에서 이주한 이슬람인들과 유대인들이 바로 모로코에 정착한 것이다. 이스라엘 개국 이전 모로코에는 26만 명이 넘는 유대인들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만 명 이하로 줄었지만 모로코 곳곳에 유대인 시설이 남아 있는 듯하다. 


재미있는 것은 그 전에는 안 보이던 다윗의 별이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눈에 보인다는 사실이다. 역시 사람의 눈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것 같다. 


셰프 샤우엔의 이름에 왠지 파란색이라는 뜻이 들어 있을 것 같지만 마을 뒷산의 모습이 염소의 두 뿔(chouoa)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Chef Chaouen"을 그대로 해석하면 "뿔을 보아라"라는 뜻이라 한다. 


온통 푸른 골목길과 젤라바를 입고 마실 다니는 할아버지들의 여유가 좋다. 산에 기대어 바다의 빛깔을 두른 마을이다. 모로코의 다른 도시와 달리 호객꾼이 보이지 않는 점도 여유를 갖게 한다.


온통 파란 색이다.
마을 중앙 광장


마을 빨래터
뒷 동산에 올라
염소의 뿔 사이를 올라 본다.
사진 찍어달라는 산을 좋아하는 듯한 현지인들
밤에는 광장의 소나무에 전등이 켜진다.
이슬람 붉은 색의 성채 카스바
떠나며 찍은 주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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