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기 4. 손을 떠는 신입 간호사
2019.4.9
입원기간 동안 세균 감염 방지를 위해 링거 바늘을 주기적으로 교체했다. 오늘은 신입 간호사와 선배 간호사가 합동으로 돌아다니며 인수 인계를 하는 날인가 보았다. 신입 간호사가 내 살에 붙은 스티커를 뗄 때부터 사정없이 손이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신입 간호사들도 연습이 필요하니 '기꺼이 몇 번 찔려 드려야겠다.'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만큼 통증도 없었고 지루하기도 했다. 그런데 선배 간호사 선생님이 신입 간호사의 떨리는 손을 보셨나 보다.
"내가 할까?"
"..네."
신입 간호사는 기다렸다는 듯 베테랑 간호사에게 자리를 양보했고 결국 나는 한 번의 찔림으로 링거 바늘을 교체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내 몸 컨이션은 매우 좋고 식욕도 상승하고 있다. 식욕이 돌아오니 살맛이 난다.
오늘은 담당의의 면담이 있었다. 고름(배액)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시술이 너무 잘 되어 나올 고름이 없거나 배액관의 위치가 잘못 꽂혔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하셨다. 그러니 조영술로 지금 상태를 확인한다고 하셨고 재시술하지 않는 상황이 되길 바라는 중이다. 재시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 기다란 관을 내 몸 깊은 곳으로 찌르고 빼고 다시 집어 넣는 상상을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