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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길 Mar 12. 2022

병상일기 2

2019.4.6-4.7

 지역준종합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해열, 진통주사를 맞은 이후 대학병원으로 왔던 상태라 한동안 통증으로부터 자유롭게 응급실 상황을 관찰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후 5시 쯤부터 다시 어깨 통증이 시작되었고 어떤 자세를 취해도 나아지지 않아 괴로웠다.

밤 오래된쯤 되어서야 나는 일반병동 2인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내가 가게 된 병동은 너무 오래병동이라 2인실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주렁다. 거기에다 옆 베드 할머니는 85세로 몸에 수많은 링거들을 주렁주렁 달고 계셨고 소변, 대변까지 한 자리에서 해결하고 계셨다. 내 몸이 아프니 옆의 환자를 신경쓸 여력도 없었다.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프더니 나중엔 배 아픈 것보다 오른쪽 어깨가 너무 심하게 아파 거동을 못할 정도였다. 하루가 지나도 담당의를 만나지 못했다.(일기를 옮겨 적고 있는 지금, 갑자기 궁금해진다. 왜 하루가 지나도록 담당의가 오지 않았을까)

진단명은 간농양이었다. 오래전 수술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만 할 수 있겠다. 농양에 대해 찾아볼수록 참 위험한 질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에 고름이 차는 것인데 이 고름이 혈액을 타고 다른 장기로라도 흐르게 된다면 폐혈증으로 진행되다고 다. 밤새 열도 났기에 간호사선생님은 수시로 내 침대를 왔다갔다하며 체온을 쟀다. 한마디로 환자 입장에선 일분 일초가 급한데 아직 난 하루가 지나도록 담당의조차 보지 못했다.

사실 응급실에 있을 때 당직의가 시술을 시도했다.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라 시술이 어렵겠다"라당직의가 시술을 중단했다.

' 난 그럼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해야하고, 도대체 원인은 뭐지?'

뭐가 문제인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이렇게 시간만 흐르는 것이 불안했다. 항생제만 3개씩 돌려 맞는 상황의 반복. 내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내 어깨는 죽을 듯이 아팠고 팔을 움직여야 하는 엑스레이를 찍다가 결국 나는 대성통곡 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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