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바다가 보고 싶다. 그냥 그럴 때가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파도 뒤에 남는 새하얀 포말과 거칠게 몰아붙이는 위압감. 끝없이 펼쳐진 해안선을 보며 겨울을 음미하고 싶은 기분. 대학교 1학년 때 지금과 비슷한 시기였던 것 같다.
새벽에 깼는데 창문을 열고 보니 정신이 확 들 정도로 추운 날. 마침 주말이었고 이런 날은 겨울 바다를 봐야된다고 생각했다. 강원도 쪽으로 열차 표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좌석도 마땅치 않고,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문득 강원도까지 가기에는 좀 멀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다는 동해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서해 역시 똑같은 바다가 아닌가. 그래서 선택한 건 인천 월미도.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낮이었다. 새하얀 포말을 기대했으나 바다 색은 검정에 가까웠고, 악취가 심했다. 방파제 밑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고양이 크기의 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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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역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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