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동하러 가는 길에 만원짜리 지폐를 한 장 주웠다. 반으로 접혀 있었는데 자동차 바퀴에 여러 번 눌려 도로의 질감과 작은 돌들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기쁘다는 느낌은 없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렇게 돈을 흘렸을까 싶었다.
어릴 적 돈을 흘리고 다닐 때가 있었다. 아버지가 뭘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이상하게 그 시기에 자꾸 돈을 잃어 버렸다. 결국 만원짜리 지폐를 잃어버렸고, 아버지에게 크게 혼이 났다. 도대체 정신을 어디에 놓고 다니는 거냐고. 그 당시 만원은 큰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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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뭔가를 잃어 버린 적이 거의 없다.
어릴 적 만원을 잃어 버리고, 커서 만원을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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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돈은 돌고 돈다고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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