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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때 가서

by 봉봉주세용

무던해진다는 것. 그건 성숙하고 있다는 뜻일까. 치우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지만 헤어짐은 항상 어렵고, 무던해지지 않는다. 이직할 때 한 선배가 나에게 행운을 빌어줬다.

나도 떠나는 이들에게 행운을 빌어준다. 가서도 잘하기를. 승승장구하기를. 그렇게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나면 마음이 헛헛해진다.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30년 근무하고 퇴직하는 선배가 그런 얘기를 했다. 떠나는 사람도 용기를 낸 것이지만 남아 있는 사람 역시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떠나는 것도, 남는 것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모두 그렇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용기가 필요하다. 가끔 미래의 나에게 물어본다. 지금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현재의 관점을 벗어나 미래의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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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주는 답은 동일하다.

미래는 그때의 내가 알아서 할테니,

지금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글 #생각 #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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